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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한인교회, 선교적 교회로 바꾸지 않으면 도태위기 벗어나기 어렵다” 경고

입력 2022-04-07 04:07:00
뉴욕교협이 주최한 송민호목사 초청 '선교적 교회로 가는 길' 목회자 세미나. 뉴욕장로교회는 송목사를 초청해 선교적교회에 대해 집회를 1일부터 사흘간 열었다. 

송민호목사 “전통 한인교회는 가족적 기능”
“결국 문화∙세대 단절돼 정체성 위기올 것”
교회주변 타민족 취약계층 등 선교대상 많아


이민 한인교회의 목회구조 개편을 위한 논의자리가 최근들어 진지한 양상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이틀간 뉴저지 필그림선교교회(담임:양춘길목사)주최로 ‘미셔널 처치 컨퍼런스’가 마련돼 15년동안 선교적교회로서 사역을 감당해온 뉴욕주 시라큐스한인교회 지용주 담임목사를 첫날 강사로 초청,  다양한 논의를 진행한데 이어 뉴욕장로교회(담임:김학진목사)도 4월 첫 날인 1일(금)부터 3일(주일)까지 ‘선교적 교회로 가는 길’을 주제로 목회구조 개편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필그림선교교회도 선교적교회론 다뤄

한인교회가 집중돼 있는 뉴욕과 뉴저지에서 ‘선교적교회’라는 동일한 주제로 논의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영어권을 담당했던 1.5세 송민호목사는 한어권 토론토영락교회를 담임하며 10년을 넘게 선교적 교회로 전환을 위해 꾸준히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왔다고 밝혔다. 

사실 선교적 교회론이란 단어는 한국교회에서 꽤 오래전부터 오르내린 개념이다. 본격적 논의는 협성대 유성준교수가 ‘세이비어교회 이야기’를 발간한 2005년 이후부터로, 레슬리 뉴비긴 박사의 저서 ‘다원주의 사회에서의 복음’The Gospel in a Pluralist Society이 2007년 한국교회에 소개된 이후 낯설지 않은 개념으로 본격 회자돼 왔다. 

2019년에는 한국교회 대표단 뉴저지서 컨퍼런스도

뉴욕과 뉴저지의 경우, 지난 2019년 10월7일부터 9일까지 뉴저지 베다니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선교적 교회 컨퍼런스2019’는 국민일보와 교회성장연구소, 뉴저지 필그림선교교회, 만나교회가 공동주최하며, 미동부 한인교회의 논의를 재촉한 출발점이 됐다. 한국 중대형교회 담임목사 10여명과 함께 허연행 프라미스 담임목사, 김성국 퀸즈장로교회 담임목사, 양춘길 필그림선교교회 담임목사 등이 참석해 현재까지 분위기를 이어온 것. 
 
강사 송민호목사 책 '선교적 교회론'을 소개하며 교회 구조재편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김학진 뉴욕장로교회 담임목사<사진>

뉴욕장로교회, 1일-3일 선교적 교회론 집회 주최

뉴욕장로교회 주최 ‘선교적 교회로 가는 길’ 특별집회 강사에는 카나다 토론토영락교회 송민호 담임목사가 나섰다.  1.5세인 그는, 같은교회 영어권 목회자로 있다가 담임목사로 청빙받은 후 전통 한국식 이민목회의 한계를 누구보다 절감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뉴욕교협 주관으로 열린 목회자 세미나에서 송민호목사는 선교적교회 개념을 소개하기에 앞서 전통 이민 한인교회가 가진 태생적 한계를 △가족적 기능이상 넘어서지 못함 △주류사회로 단절 및 고립 △차세대와 언어 및 문화단절 △고립 속 게토화현상→정체성 위기 등으로 진단했다. 

대사회 변화 동력상실 및 이미지 추락 ‘직면’

한국의 경우에도 △교회이미지 추락과 복음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 증가 △가나안성도의 증가추세 △1인 가구화 증가현상 등을 들며, 선교적 교회로 구조개편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목회자 세미나에서는 자신의 책을 나누는 행사도 이어졌다. 뉴욕선교사의 집 대표 최문섭장로<좌측>가 자신에게 줄 책을 기다리고 있다. 

선교적 교회개념의 핵심은 모든 교회구조 목회시스템을 선교를 위한 것으로 바꾸라는 것. 이른바 ‘관리∙케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목회구조를 ‘선교중심’으로 재편하라고 강조했다. 

“목회철학 전면수정하고 교회론 바꾸라” 충고

남녀 전도회를 선교공동체로 전환하고, 교회 인근의 다양한 민족과 인종, 사회취약층 및 약자들을 파악하여 그들의 필요를 분석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장소로 교회를 다시 세우라는 지적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기독교 구제단체장과 섬김단체장 그리고 퀸즈장로교회와 퀸즈한인교회, 뉴욕장로교회 교역자들이 참석해 질의시간을 이어갔다. (앞줄우측셋째부터)이명희선교사, 뉴욕교협 부회장 이준성목사, 강사 송민호목사, 김학진목사, 박형은목사, 이종선목사. 

그는 자신이 목회하는 토론토영락교회에서 △다시 생각하는 교회론(11주) △새교우를 위한 교회론(4주) △선교적 교회로 가는 길(4주) △선교적 소그룹을 위한 샘터지기훈련(11주) 등 필수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교회마다 이루어지는 연중 단기선교 형태를 지적하고 “단기선교 때 방문한 나라와 민족이 교회주변에서 찾아보고 그들을 선교대상으로 삼아 단기선교의 연속성을 유지하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그는 “전통교회에 익숙한 세대에 대한 설득과 갈등에 대한 인내가 요구된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선교적 교회론은 한인1세대가 지나는 상황에서 더구나 팬데믹을 거치며 급속도로 활력을 잃고 있는 한인 이민교회의 선명한 대안으로,  현재로서는 당분간 논의자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11일부터 워싱턴중앙장로교회(담임:류응렬목사)에서 개막하는 KWMC 제9차 세계선교대회 핵심주제도 사실 ‘선교적 교회 전환 모색’이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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