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 “인종증오는 범죄…맞서 싸울 것”
NAKASEC, 백인우월 여성혐오 등 악습 영향
애틀란타 시, 한인회 및 정치인들 추모 이어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총기난사 사건으로 한인여성 4명이 포함된 총8명의 아시안 여성이 총에 맞아 사망한 지 꼭 1주기가 되는 16일. 아시안 인종증오 범죄가 갈수록 증가하며 폭력 역시 참혹해지는 상황에서 뉴욕 이민사회는 침통하고 무거운 분위기다.
사건이 일어났던 애틀란타는 물론 이 참극을 기억하는 인권단체와 한인단체 그리고 여성단체들은 증오범죄 근절과 제도적 예방을 강력히 촉구하는 가운데 희생자와 그 가족을 일제히 위로하고 나섰다.
“폭력조장 세력에 힘 합해 맞설 것” 선언
뉴욕한인회(회장:찰스윤)는 1주기가 되는 16일, “우리 모두의 공동체를 강타한 비극이며 지역 지도자들과 모든 이민자들과 함께 인종증오 폭력에 맞설 것”이라고 메시지를 발표했다.
뉴욕한인회는 “우리는 희생자들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슬퍼한다”고 밝혔다. 이어 갈수록 증가하는 인종증오 폭력범죄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 연방수사국 FBI 기록에 따르면, 2020년에만 73%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팬데믹 대유행 직후부터 아시안 인종증오 범죄의 엄청난 증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한인회는 증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모든 것에 대해 경각심을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인종범죄 신고 핫라인 운영은 물론 피해자 무료법률 상담을 통한 지원도 하고 있다고 알렸다.
“백인우월주의와 제국주의 여성혐오 등 원인”
민권센터(사무총장:존 박)는 가입단체인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아시안 인종증오 현상을 백인우월주의, 제국주의, 성차별, 여성혐오 풍토 등으로 인한 영향으로 보고 사법개혁과 정책적 변화 그리고 사회문화 변혁을 통해 바꿀 것을 강조했다.
이 성명은 이민단속국의 구금과 추방, 늘어나는 감시와 가족생이별 등 사회제도가 양산하는 공포로 인해 더욱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제도개혁을 통한 사회문화 인식의 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조지아 주 애틀란타 현지 추모행사 잇따라
이런 가운데 아시안 아메리칸 정의진흥협회(AAAJ) 애틀란타지부와 유족 및 한인단체 150여명은 지난주말인12일 조지아주 브룩헤이븐 블랙번공원에서 1년 전 인종증오 총기난사 사건을 떠올리며, 억울한 죽음을 당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블랙번 공원은 지난 2017년 미국에서 세번째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장소다.
연합뉴스는 이날 추모행사를 보도하며 총격희생자 유영애 씨의 아들 로버트 피터슨(39세)씨가 밝힌 어머니에 대한 슬픔을 함께 보도했다.
로버트 피터슨 씨는 “아픔은 언젠가 잊힌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니다”라며 “지난 1년간 단 하루도 어머니를 떠올리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의 미소,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음식, 어머니와 함께 전구를 갈던 사소한 기억까지 그립다”며 “어머니는 인종, 직업, 돌아가신 방법만으로 기억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애틀란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회와 애틀란타한인회는 물론 에리카 모리츠구 백악관 아태계 연락담당관, 한국계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 중국계 미셸 오 주 상원의원,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 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오소프 의원은 앞서 8일 상원 법사위에서 크리스틴 클라크 법무부 부장관에게 “3월16일 총격 1주년을 앞두고 법무부는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에 맞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한편 총기난사 범인 로버트 애런 롱은 지난해 체로키 카운티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후 현재 풀턴카운티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