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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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근목사 “재난 원인 묻지말고, 실천에 나서라” KAPC 온라인 신학포럼서 주장

입력 2020-08-20 09:29:48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가 올해로 네번째 개최한 신학포럼에서 강사로 선정된 한국의 송태근목사가 펜데믹시대의 설교방향에 대해 특강하고 있다. 송목사는 자신이 시무하는 삼일교회에서 온라인 줌 방식으로 포럼을 이끌었다. 

지난 5월 온라인 줌 방식으로 제44차 정기총회를 거뜬히 치른 미주한인예수교장로교 총회(총회장:조문휘목사 · KAPC)가 이번에는 정기 신학학술 행사인 <목회와 신학> 포럼을 18일 오후 8시(미동부시간) 또 한번의 온라인 줌 방식으로 첫 회의 막을 성공적으로 올렸다. 

KAPC 상임교육위, 다음달 8일까지 매주 1회 포럼 계획
올해로 4차 신학포럼···목회자 신학 연장교육 목적으로
설교학 송태근목사 첫회 이에 선교학 정민영 선교사 예정


KAPC 상임교육연구위원회(위원장:김선중목사 · 서기:이윤석목사)주관으로 다음달 8일까지 매주 화요일 진행되는 <목회와 신학>포럼은 교단 소속 목회자의 연장교육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주강사가 미국을 방문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올해는 펜데믹 상황임을 감안해 한국의 주강사를 온라인 줌으로 초청, 미 전역의 목회자들이 접속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날 KAPC 목회신학 포럼에는 미국 전역에 있는 140여 목회자들이 동시 접속해 1시간을 훌쩍 넘긴 특강과 토론에 적극 참여했다.  (우측둘째줄 위에서 세번째)총회장 조문휘목사. 


총회장 조문휘목사 “비대면 온라인 포럼도 교육의 좋은 방식” 

총회장 조문휘목사는 “코로나 신종 바이러스 감염상황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온라인 영상 속에서 동역자들을 만나니 반갑다”고 인사하고 “언제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있게될 대면행사에서 건강하게 목회의 경험을 나누길 바란다”고 밝혔다. 

첫날 특강 주제는 ‘펜데믹시대에 교회를 세우는 설교’로, 강사에는 한국의 기독교방송(CBS)과 기독교텔레비전(CTS-TV)등 여러 곳에서 개혁주의 설교모델을 강의해온 송태근목사(삼일교회 담임)가 맡았다. 

미동부와 중부를 비롯 서부, 남부 등 전역에서 동시접속한 140여 목회자들은 특강과 질의응답까지 총 1시간 20여분 간 진지한 얼굴로 경청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송태근목사 “권선징악 · 인과응보 관점은 율법주의 경향 강해”

이날 송태근목사가 집중 할애한 부분은 펜데믹상황 같은 재난을 경험할 때 목회자는 어떤 방향으로 설교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였다.
 
이날 포럼진행을 맡은 박성일목사(필라델피아 기쁨의 교회 담임). 그는 필라델피아에 있는 웨스트민스터신학교 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흔한 반응들, 이를테면 무엇 때문에 이런 재난과 시련을 겪는가라는 ‘권선징악’의 가치관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한다. 죄악된 행실과 회개없는 삶이 거대한 환란의 쓰나미를 몰고온 것이라는 기존의 관점을 버리라는 요청이다. 한 예로, 환란과 시련을 극복한 대표적 인물인 ‘욥’을 들며, 그도 이같은 권선징악의 관점을 갖고 하나님 앞에서 한탄했다는 것. 

송목사는 “고난 후 정결하게 된다는 구절로 사용하는 욥기 23:10은 오역과 의역으로 원문의 의미가 많이 없어진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원문을 살린 해석은 ‘하나님은 내가 발 한 번 옮기는 것을 다 알고 계실 터이니 나를 시험해 보시면 내게 흠이 없다는 것을 아실 수 있으련만!’으로, 이 구절 뒤에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내게 이런 고난이 닥치죠?>라는 의미가 뒤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욥 역시 스스로가 흠 없는데 어찌 이런 재난을 당할 수 있는가라며 한탄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 친구들의 대화내용은 전형적인 권선징악(인과응보)의 관점이라고 지적했다. 

송목사는 결국 이런 흐름 속에서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라는 율법주의를 초월하시는 하나님께서 욥기 끝부분에 자신의 주권을 스스로 드러내셨다고 밝혔다. 
 
남미 아르헨티나와 카나다로부터 버지니아와 조지아 아틀란타, 뉴욕주 알바니, 보스톤, LA 등에서 접속한 이번 포럼 참가자들은 이민 목회현장에서 표출된 다양한 현상을 놓고 질의를 벌였다. 

욥기 42장은 고난의 결론이면서 고난과 재난을 허용하신 하나님의 진의가 드러난 곳으로, 한국교회가 권선징악의 프레임을 벗어나야 할 근거 본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목사는 재난에 대한 원인과 이유를 묻는대신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하라고 특별 강조했다. “What to do”를 강조한 송태근목사는 당대의 재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것을 ‘돕는다’’가 아닌 ‘나눈다’로 해석했다.  

흉년으로 고통 당한 예루살렘교회, 누구도 원인 묻지 않아

실례로 그는, 아가보의  예언대로 팔레스타인에 닥친 엄청난 흉년으로 예루살렘교회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사도행전 11:28을 꼽았다. 이런 재난 속에서 최초 이방인교회인 안디옥교회가 “그 힘대로 부조”를 보낸 사실을 주목했다. 

당시 초대교회 교인들과 제자들은 목숨걸고 복음을 전하던 예루살렘교회가 왜 그런 고난을 당해야 하는지 아무도 묻지 않았다는 것이 송목사의 강조점이다. 그는 “원인과 이유를 묻는대신 실천의 자리로 나가 나눔의 원리대로 연보했다”고 밝혔다. 

송태근목사는 “재난의 의미를 묻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 아니라도 앞으로 그 원인은 알게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재난 속 이웃을 향한 실천이며 그런 실천의 끝자락에서 하나님의 기적을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재난의 원인은 미래에 알게될 일, 우선 나눔실천 중요

예루살렘교회에게 자신의 것을 나눈 안디옥교회는 그 실천으로 인해 에베소서 2장에서 밝힌 것처럼 ‘유대인-이방인’을 연결하는 거대한 교회를 형성했다는 것. “외인도 아니고 나그네도 아니고 오직 성도들로 동일한 시민이며 하나님의 권속”(엡2:19)임을 확증받았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송목사는 자신이 시무하는 삼일교회의 실천사례를 질의응답 시간에 소개했다. 코로나시대에 밥퍼 봉사단체가 급감해 노숙자들의 생존이 어려워 삼일교회가 고시텔 한 개 동을 임대해 재활교육과 사회복귀를 준비시키는 일 그리고 4억여 원이 소요되는 314개 미자립교회 임대료 지원사업 및 노숙자를 위한 컵밥 300여개 나눔사업 등을 간단히 소개했다. 

한편 <목회와 신학>포럼은 오는 25일(화) 오후8시 정민영 선교사(GBT공동대표, WBT국제부총재)를 강사로 ‘펜데믹시대의 도전을 변화의 기회로’란 제목으로 진행된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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