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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한달앞] 트럼프 vs 反트럼프 '건곤일척'

입력 2018-10-05 13:32:41
하원은 민주, 상원은 공화 장악 가능성…결과 따라 정국 출렁
트럼프 집권 2년, 민심의 심판대 올라…2020년 대권 향배 바로미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웨스트버지니아주(州) 윌링에서 열린 공화당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는 모습
 
트럼프 임기 첫 캘리포니아 방문에 주민들 거센 반대 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캘리포니아를 방문한 지난 3월 13일 베벌리 힐스에 모인 반(反)트럼프 시위대 모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성적을 시험대에 올릴 11·6 중간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미 의회 권력을 새로 선출하는 이번 선거는 2016년 대선 이후 실시되는 첫 전국단위 선거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전반 2년에 대한 심판인 동시에 2020년 차기 대권 향배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공화·민주 양당은 사활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에 나섰다.

의회 구성 변화는 트럼프 행정부 국정운영 방향과 직결된다. 선거 후 정국 흐름이 180도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을 휘저으며 유세전을 펼칠 만큼 불꽃 튀는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정원 435석 전체, 상원 정원 100석 중 35석, 주지사 36명을 새로 뽑는다.

미 선거사를 보면 미국민은 중간선거에서 거의 대부분 야당에 표를 몰아줬다. 지난 21차례의 중간선거에서 야당이 18차례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행정부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11·6 중간선거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신(新)보호무역주의, 멕시코 장벽 건설, 이슬람교 국가 입국 금지 등 반(反)이민 정책, 이란핵합의·파리기후협약 탈퇴 등 트럼프 어젠다가 심판대 위에 오른다.

최대 승부처인 하원 선거는 야당인 민주당이 앞서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선거분석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승부처인 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확률은 민주당 76.7%, 공화당 23.3%로 나타났다.

당장 선거를 치른다면 야당이 낙승한다는 얘기다. 연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A+'를 자부하는 경제 성적표를 전면에 내걸었지만, 표심 자극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날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민주당이 206개 지역, 공화당이 189개 지역에서 각각 우세한 것으로 분류했다. 과반(218석) 고지의 분수령인 경합 지역 40곳 중에서 공화당이 현역의원인 곳이 무려 38곳에 달했다. 그만큼 공화당이 수성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뜻이다.

2년마다 의석의 3분의1을 물갈이하는 상원 선거는 공화당이 과반을 지켜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상원의 의석분포는 공화당 51석 대 민주당 49석으로 공화당이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2석만 빼앗아오면 공수를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 대상인 35석의 여야 구도를 역전이 쉽지 않다는 게 미 언론의 분석이다. 공화당이 현역인 곳은 9석에 그치지만, 민주당이 현역인 곳은 26석에 달한다. 이 중에서 미 CNN방송이 꼽은 경합 지역은 6곳으로, 애리조나, 네바다, 테네시는 공화당이 현역, 플로리다, 인디애나, 미주리는 민주당이 현역이다.

그러나 플로리다와 인디애나는 불과 2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어서 민주당은 '텃밭 지키기'에도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선거 판세는 갈수록 출렁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이른바 '캐버노 전쟁'이 선거판을 덮치면서 친(親)트럼프 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가 고교·대학 시절 성폭행 의혹으로 의회 인준에 발목이 묶이자, 찬반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구도가 뚜렷해졌다.

이날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44.0%로, 한 달 전보다 2.4%포인트 뛰어올랐다.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에 등 돌린 여성 유권자가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남은 기간 돌발 변수는 얼마든 나올 수 있고, 그때마다 양측 지지층이 결집하고 부동층은 감소하는 패턴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 등 북한 비핵화 협상 진전 여부가 선거에 영할을 미칠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북핵 해결 성과가 뚜렷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6일 선거 전에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나는 정치적 이벤트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배경에서다. 그러나 북미 정상이 이른 시일에 다시 마주 앉을 정도로 북핵 협상이 진전될지는 미지수다.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거 패배로 레임덕에 빠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비핵화 드라이브도 힘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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