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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NYT 발행인 공개 설전…'가짜뉴스' 공방

입력 2018-07-30 23:25:15
백악관 비공개 회동 공개…NYT 설즈버거 "트럼프의 언론 인식 경고"
트럼프 "언론은 국민의 적…'폭풍트윗'으로 언론 비난

 
뉴욕타임스 발행인 아서 그레그(A.G.) 설즈버거.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소 '가짜뉴스'로 몰아세운 뉴욕타임스(NYT)의 발행인 아서 그레그(A.G.) 설즈버거(38)와 공개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설즈버거와 백악관에서 비공개로 만난 사실을 트위터에 공개하며 '국민의 적'이라고 조롱하자 설즈버거가 반박 성명을 내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폭풍트윗'으로 대 언론 공격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오전 트윗을 통해 "백악관에서 뉴욕타임스의 발행인 A.G. 설즈버거와 매우 좋고 흥미로운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디어가 쏟아내는 방대한 가짜뉴스에 대해, 또 가짜뉴스가 어떻게 '국민의 적'이라는 문구로 바뀌었는지에 대해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회동 일자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자 약 2시간 뒤 설즈버거는 5문장으로 이뤄진 성명을 내고 백악관 회동 사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면서 대통령의 언론관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동은 '오프 더 레코드'(비공개 조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공개함에 따라 관련 내용을 밝히는 것이라며 회동은 대통령의 초청에 자신이 응해 지난 20일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매우 걱정스러운 반언론 수사법"에 관해 주로 자신이 우려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통령의 언어는 분열적일뿐만 아니라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직접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가짜뉴스'라는 용어가 허위이며 해롭다는 점을 지적했고, 대통령이 언론인들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선 더욱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또 설즈버거는 "이런 선동적인 언어는 언론인을 향한 위협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폭력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는 점도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이 수사법을 동원해 언론 탄압을 정당화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는 뉴욕타임스의 사설란 면을 담당하는 에디터인 제임스 베넷이 동행했다.

설즈버거는 "나는 이런 것들이 우리의 삶을 위험에 빠뜨리고, 우리의 민주적 이상을 약화시키며, 미국이 다른 각국에 전파한 위대한 (가치인) 언론표현의 자유를 잠식해 무너뜨린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또다시 트위터에 '폭풍 트윗'을 올려 대 언론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발작 증후군'(Trump Derangement Syndrome)에 걸려 제정신이 아닌 언론들이 우리 정부의 내부 논의를 들춰낸다. 그것은 비단 기자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매우 비애국적이다! 언론의 자유에는 뉴스를 정확하게 보도할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엄청나게 긍정적인 결과들을 성취하고 있음에도 불구, 내 행정부에 대한 언론 보도의 90%는 부정적"이라며 "예를 들어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워싱턴포스트는 매우 긍정적인 성과에 대해서조차 오직 나쁜 기사들만 쓴다. 그들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A.G. 설즈버거는 1896년부터 120여 년 동안 설즈버거 가문의 가족경영체제로 운영된 뉴욕타임스의 6번째 발행인이다. 1992년부터 25년간 뉴욕타임스를 이끈 부친인 아서 옥스 설즈버거 주니어가 발행인 직에서 물러나면서 올해 초 30대의 나이에 발행인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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