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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지난 25년과 차원달라" 북미정상회담 '구하기' 진력

입력 2018-05-23 03:26:06
"기만당했다는 회의적 시각 있지만…이번엔 김정은 의지 분명"
미 향해 "트럼프, 수십년간 못해낸 일 해내리라 확신…역사적 위업"
미국에 '北 비핵화의지' 확신 심기…한미동맹과 트럼프와 원팀 강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행보는 6월 북미정상회담 성사와 이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대전환점 마련을 위한 환경 조성에 철두철미 맞춰졌다.

특히 북한이 최근 강경한 자세로 돌변한 데 맞물려 저하된 미 행정부와 정치권의 대북 신뢰를 되돌려놓고 북미대화 비관론의 먹구름을 거둬내는 동시에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원팀' 스피릿을 강조하는 데 역점을 기울였다.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및 이에 앞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접견에서 문 대통령은 발언 하나하나에 이러한 의지를 뚜렷하게 반영했다.

하이라이트로 주목할만한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회담하는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문 대통령은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시켜 65년 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하는 등 정상적 관계를 수립해내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나아가 "그것은 세계사에서 엄청난 대전환이 될 것이며, 그 엄청난 대전환의 위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저도 거기에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두발언에서도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비전과 리더십 덕에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됐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세계 평화라는 꿈에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기 때문에 수십 년간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을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해내시리라 저는 확신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런 언급은 버락 오바마 등 전임 대통령들이 수십 년간 무능을 보인 대북 직접 대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자신이 해낼 수 있게 됐다는 취지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발언을 뒷받침해주는 것처럼 들렸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한반도 운명과 미래에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저도 최선을 다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돕고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정권의 두 외교안보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서도 북한의 강경 자세 돌변에 따른 미 행정부의 불안감과 비관론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성의를 아끼지 않는 자세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두 핵심인사에게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북한과의 협의에 매진해 달라"면서 "우리 정부도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보다 직접적으로 "최근 보여준 북한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는 분명하다"고 명확한 어조로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많은 사람이 지난 25년간 북한과의 협상에서 기만당했다는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으나 이번은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하고 체제 안전과 경제발전을 희망하는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대상으로 협상한다는 점에서 이전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쉽지 않은 과정을 넘어 전 세계에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 위업을 이루도록 두 분께서 잘 보좌해 달라"고까지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외신들을 상대로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을 안 할 것이다", "열리면 좋을 것이고 안 열려도 괜찮다", "6월에 (회담이) 진행되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조건부이지만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 점에서 이것이 회담을 앞두고서 북한의 강경한 태도 변화에 맞서 전술적 차원에서 강도높은 신경전을 하는 수준인지, 아니면 보다 더 큰 전략적 대응기조 변화를 선보이고 나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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