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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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허심탄회하게, 솔직하게, 필요한 이야기하자”

입력 2018-04-27 11:14:16
판문점=이병주 기자 ds5ecc@kmib.co.kr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제3차 남북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고, 필요한 이야기를 하자”고 말했다. ‘필요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는 ‘반드시’를 붙여 특별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7일(한국시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문 대통령과 마주앉았다. 회담을 앞둔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보다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준비한 말이 많은 듯 문 대통령의 약 2배 분량으로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만감이 교차한다. 군사분리선(군사분계선)이 빌어막힌(가로막힌) 것도 아닌데 너무 쉽게 넘어왔다”며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이 자리까지 11년이 걸렸다. 걸어오면서 보니 왜 오래 됐나, 왜 오기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합의와 실천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합의가 나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오히려 낙심을 주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수시로 만나 (한반도에)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도록 좋게 나가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다.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서 200m를 걸어왔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65년 만에 우리 영토를 밟은 북한 정상이다. 그만큼 큰 결심을 갖고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이런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평화와 번영,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순간의 출발점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여기 왔다”며 “관심사가 되는 문제들을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미래를 보고 손잡고 나가는 계기가 기대에도 부응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가져온 평양냉면을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잠시 화두를 돌리더니 “정말 허심탄회하고 솔직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문 대통령님과 좋은 이야기를 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를 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발언을 가벼운 이야기 뒤에 꺼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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