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교회들이 ‘3월 한 달간 태극기 달기 운동’에 동참한다. 3·1절에 일장기를 게양해 논란을 빚은 주민이 세종지역 교회 목사인 것으로 알려진 뒤 세종시민들이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자 현지 교회들도 함께 참여키로 한 것이다.
12일 세종시교회총연합회(대표회장 조강수 목사)에 따르면 연합회는 지난 7일 회원교회에 ‘태극기 달기 운동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고 교회와 성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연합회는 “독립선언서에 이름을 올린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며 일제 식민통치 기간 중 수많은 교회가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으며 민족의 아픔과 고난에 함께했다”며 “(태극기 달기를 통해) 3·1 만세운동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겪었던 당시 외국인 선교사들과 교회 지도자, 교인이 함께한 운동이었음을 기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태극기 달기 운동엔 멀티교회를 표방하고 있는 꿈의교회(안희묵 대표목사)가 선봉에 섰다. 꿈의교회는 세종시와 공주 등에 교회를 두고 있다. 안희묵 목사는 “공주꿈의교회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폐교됐던 역사가 있다. 멀티꿈의교회가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태극기가 없는 성도들을 위해 교회가 미리 태극기를 준비해 예배 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목사가 일장기를 게양했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지역 교회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세종의 한 목회자는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어 조심스럽게 사역하고 있다”고 했다.
총연합회는 일장기를 내건 목회자의 행태에 대해 개인적 일탈로 규정했다. 국민일보 취재 결과, 일장기를 게양한 목사는 군소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예장) 합동해외측 한서노회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단 총회 측은 이 목사 관련 사태가 심각해지자 ‘해당 노회 해체’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목사가 회원 제명을 당할 경우 소송을 내겠다고 맞서자 내놓은 고육책이다. 한서노회는 지난 9일 ‘회원 중 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건으로 인하여 해체를 결정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총회에 제출했다.
한서노회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제의 목사가 자신이 노회에서 제명된다면 법적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와 노회가 해체 의사를 총회에 전달했다”면서 “소속 회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목사는 다시 소송 의지를 밝혔다. 교단 총회가 노회 해체를 압박했다며 노회를 대신해 총회에 소송을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JMS 교주처럼 목사로서의 윤리를 위반한 것도 아닌데 일장기 게양으로 왜 제명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제 아내와 친척은 일장기 게양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3·1절인 지난 1일 세종시 한솔동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를 게양했다. 이어 7일에는 세종호수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소녀상 철거 촉구 집회에 일장기를 들고 참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