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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 장쩌민 당 대회 불참… 베이징 곳곳 무장군인 삼엄한 경계

입력 2022-10-17 04:10:01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서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에게 팔을 뻗어 좌석을 안내하고 있다.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이번 당 대회는 대표단별 토론과 당헌 개정안 심의 등을 거쳐 오는 22일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을 선출한다. AFP연합뉴스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20차 당 대회 개막식에는 후진타오(80) 전 국가주석과 쑹핑(105) 전 정치국 상무위원 등 원로들도 참석했다. 장쩌민(96) 전 국가주석은 전날 발표된 당 대회 주석단 상무위원 46명 명단에 포함됐지만 개막식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 전 주석은 시진핑 주석과 정치적 긴장 관계에 있는 상하이방의 수장이다. 그는 2017년 19차 당 대회 때는 개막식에 참석해 시 주석과 나란히 앉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 불참해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최근 시 주석이 장 전 주석의 생일을 맞아 화환을 보낸 사진이 공개되면서 당 대회 참석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결국 불참했다. 주석단 상무위원에 포함됐던 주룽지(93) 전 총리도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후 전 주석과 원로들은 시 주석을 따라 행사장에 입장했다. 후 전 주석이 주석단 자리에 앉을 때 시 주석이 팔을 부축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쑹 전 상무위원은 업무 보고서를 들여다보거나 옆에 앉은 쩡칭훙 전 부주석과 대화를 나누는 등 고령임에도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중국의 테니스 스타 펑솨이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물의를 빚었던 장가오리 전 부총리도 주석단에 자리해 정치적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개막식이 열린 이날 인민대회당과 천안문 광장 주변에는 무장 군인과 공안이 배치됐다. 개막 사흘 전인 지난 13일 베이징 시내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을 반대하는 돌발 시위가 벌어진 터라 가뜩이나 삼엄한 경비 태세가 한층 강화된 분위기였다.

SNS 등에 공개된 당시 시위 영상을 보면 천안문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진 한 고가도로 위에 ‘핵산 검사 말고 밥을 달라,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 ‘독재자 시진핑을 파면하자’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한된 중국에서 시 주석을 직접 겨냥한 반대 시위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후 베이징시 당국은 시내 지하철역 출입구와 교차로 등에 초소를 세우고 행인을 감시하는 등 경계수위를 높였다. 베이징시는 당 대회 개막 이전부터 코로나19 방역과 만에 하나 있을 사고에 대비해 단체 모임 자제령을 내렸다. 당 대회에 참석한 대표단이 묵는 호텔 주변은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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