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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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철 목사의 ‘복음 백신’] 스탠포드 대학교 이야기

입력 2022-08-17 03:10:02


하버드대학교와 스탠포드대학교는 미국의 동·서부를 가르는 양대 명문사학으로 꼽힌다. 어느 날 허름한 옷차림의 노부부는 사전 약속도 없이 하버드대 총장실을 찾았다. 미리 약속도 없이 갑자기 찾아와서 총장을 만나겠다고 하는 촌뜨기 노인네들이 곱게 보일 리 없었다.

총장 비서는 총장이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노부부의 면담 요구를 딱 잘라 거절했다. 노부부가 끈질기게 요청한 끝에 비서는 면담을 주선했다. 총장은 초라한 옷 차림의 노부부가 들어서자 그들을 만나는 것이 자기 권위와 업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먼저 노부부의 부인이 총장에게 말을 건넸다. 이 학교에 1년 다닌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무척 행복하게 생활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눈시울을 적시면서 1년 전에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렇게 이 캠퍼스에 죽은 아들을 위한 기념물을 하나 세우고 싶어서 총장을 만나러 왔노라고 전했다.

사연을 들은 총장은 감동은커녕 노부부에게 불평이 담긴 말로 거절의 의사를 내비쳤다. “우리는 하버드대에 다니다 죽은 사람 모두를 위해 동상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 학교는 공동묘지처럼 될 겁니다.” 그러자 노부인이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에요 총장님, 동상을 세우려는 게 아니라 그 아이를 위해 하버드에 건물 하나를 기증하고 싶어서 총장님을 찾아온 겁니다.”

총장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건물이라고요? 건물 하나에 돈이 얼마나 드는지 알고 하시는 말씀입니까. 현재 하버드대에는 750만 달러가 넘는 건물이 여러 채 있어요.” 잠깐 말을 끊고 총장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이 노인들이 돌아가겠지.’

그때 노부인이 남편에게 얼굴을 돌려 조용히 말을 했다. “대학교 하나 설립하는데 돈이 그것밖에 안 드는가 보죠? 그러지 말고 우리가 대학교 하나를 세웁시다.”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총장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 당혹감으로 일그러졌다. 노 부부는 고향인 캘리포니아 팔로알토로 향했다. 그리고 하버드대에서는 더 이상 기억해주지 않는 아들을 생각하며 ‘리랜드 스탠퍼드’란 이름을 따서 스탠퍼드 대학교를 설립했다. 서부의 명문대 스탠포드가 탄생한 배경이다.

하버드대 총장은 남루한 노부부의 겉모습만 보고 굴러 들어온 복을 걷어차 버렸다. 오만과 편견이 자초한 결과다. 우리는 살면서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편견을 갖고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늘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혹시 내가 오만하고 교만해서 하나님이 주신 복의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리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약4:6) 교만한 자는 하나님이 밀어내고 제쳐 놓으신다. 교만하면 반드시 패망한다. 그러나 겸손한 자에게는 은혜를 주신다. 성경의 가르침을 종합해보면 겸손한 자에게는 몇 가지 큰 특징이 있다.

① 자기 죄를 인정하고 회개한다. ② 마음을 열고 하나님의 구원을 믿는다. ③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즐겨한다. ④ 다른 사람을 섬기고 칭찬하며 세워주는 것을 좋아한다. 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어주고 용서하기를 잘한다. ⑥ 하나님이 베푸신 복과 은혜로 높임을 받는다. ⑦ 겸손한 자에게는 돕는 손길이 그치지 않는다.

이밖에도 성경에는 겸손한 자가 누리는 여러가지 복을 열거한다. 겸손한 자는 지혜가 있으며(잠11:2),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잠18:12)이기도 하다. 여호와를 경외함과 더불어 겸손한 삶을 사는 자는 재물과 영광과 생명의 복을 누린다(잠22:4)고 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은 겸손한 삶이다.

송상철 미국 애틀란타 새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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