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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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판·검 지망 고민때 붙잡은 말씀… 35년간 매일 묵상

입력 2022-07-30 03:05:01

 
“재판관에게 이르되 너희는 행하는 바를 삼가하라. 너희가 재판하는 것이 사람을 위함이 아니요 여호와를 위함이니 너희가 재판할 때에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하실지라. 그런즉 너희는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삼가 행하라. 우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는 불의함도 없으시고 편벽됨도 없으시고 뇌물을 받으심도 없으시니라.”(대하 19:6~7)

1975년 공군 법무관 시절 복무를 마치며 판사나 검사 중 하나를 선택해 지망해야 했다. 재판에 종사할 공무원으로서 내가 꼭 지키며 살아야 할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인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통독하며 재판에 관한 말씀을 다 찾아보았다. 마침내 내 마음이 위 역대하 19장 말씀 등 3가지 말씀을 붙잡았다.

이것은 여호사밧 왕이 유다 온 성읍에 재판관을 세우고 온 나라를 순회하면서 재판관들에게 훈시한 말이다. 이 말씀에는 토라에서 말한 대로 재판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정의로워야 한다는 하나님의 뜻이 들어 있다. 정의는 재판의 본질이요, 이상이다. 그런데 공정하고 정의로운 재판을 위해서는 우주의 입법자시요 재판장이신 우리 하나님(약 4:12)을 늘 의식하고, 재판 시에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며 빈부와 귀천을 막론하고 사람의 낯을 보지 말고 재판을 하며, 특히 사람의 마음을 흐리게 하는 뇌물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 교훈은 사법적 재판뿐만 아니라 해난심판, 야구심판, 농산물 등급 판정 등 모든 심판 업무자에게 적용되는 말씀이다.

나는 35년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이 말씀에 얼마나 큰 도움과 유익을 받았는지 모르겠다. 매일 아침 이 말씀을 묵상하고 출근하는데, 피의자를 조사하거나 재판에 회부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 하나님께 도움을 구했다. 죄지은 사람이 죄를 부인할 때는 자백을 하도록 도와주실 것을 구하고, 부인하는 사람을 조사할 때 혹시 화를 내지 않도록 사랑하는 마음을 주실 것을 간구했다. 재판할 때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자비하신 하나님은 나의 이 모든 작은 간구에도 응답해 주셨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하고 사람에게 하듯하지 말라.”(골 3:23)

공직생활에는 재판 관련 업무 외에도 여러 가지 일반사무가 있다. 이 말씀은 일반사무에까지 적용되는 말씀이므로 이를 따라 행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상사가 잘되기를 위해, 그리고 그 사람에게 인정받도록 은혜를 구했다. 느헤미야는 아닥사스다 왕의 술을 맡은 공무원으로서 “오늘 종으로 형통하여 이 사람 앞에서 은혜를 입게 하옵소서”(느 1:11)라고 기도했고 신임을 받아 형통하였다. 상사에게 인정받는 것은 승진에 중요하다. 이 세 가지 말씀이 나를 지켜주었고 행복한 공직생활을 하도록 도와준 은혜의 말씀이었다.

약력 △할렐루야교회 장로 △전 대검차장·부산고검장 △전 법무부 장관 △전 국가정보원장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현) △소망교도소 운영이사(현) △한국기독문화연구원 원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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