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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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미 유학시절 모두의 합력으로 졸업전… 입상까지

입력 2022-07-23 03:05:01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하나님의 은혜로 나는 1975년 풀브라이트 국비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갔고 캔자스대학교에 입학했다. 8월 가을학기가 시작돼 파란 눈의 지도교수를 만났다. 도자기 전공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전통을 살려볼까 하니 지도교수는 창조적 독창적 발명적인 작업을 하라고 강조했다.

막연했다. 힘든 일이지만 기도하면서 졸업 요건을 맞추려 노력했다. 당시 한국은 흙을 청자소지, 백자소지로 주문해 썼는데, 여기서는 레시피에 있는 재료를 토련기 안에서 만드는 절차를 밟았다. 실습장 내 클레이 믹서룸에서 종일 흙을 계속 만들고 성형작업을 해 이후 내게 ‘클레이 믹서’라는 애칭이 붙여졌다. 오늘날 나의 작업 스타일인 와이어를 이용해 성형하는 방법이 이때부터 시도됐다.

드디어 졸업전을 열었다. 주위 학생들은 학생회관에서 2인전을 하기도 했다. 나는 작업량이 많아 개인전을 하기 위해 졸업전 장소를 찾았다. 학교의 캠퍼스 길을 따라 걸어봤다. 작은 건물이 나타나는데 침례교 학생회관이었다. 들어가 보니 학생 편의를 위해 크고 작은 의자가 있었고 전시장은 없었다. 담당 목사님이 마침 계셨다. 졸업전 전시를 하려는데 전시장을 찾고 있다고 하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기쁜 마음으로 인사하고 나오며 전시장 공간은 어디에 있는지 의문은 생겼지만 지도교수에게 보고했다. 그는 캔자스시티에서 하얀 전시대를 대거 운반해 왔다. 전시장은 메인 라운지였다. 긴 의자들, 테이블 등 일체 어디로 가고 큰 공간이 생겼다.

나는 호스트 패밀리와 함께 나사렛성결교회를 다녔다. 교회 성경공부반의 대학생, 대학원 친구들이 테이블과 테이블을 연결해서 식탁보를 덮고 자기들이 준비한 펀치볼에 펀치, 집에서 구운 다양한 케이크, 캔디를 즐비하게 놓으면서 오프닝 행사가 시작됐다. 지도교수는 작업이 마음에 들었는지 도자공예 출판사에도 작품 이미지를 보내줬다. 때마침 캔자스 디자이너·공예인전이 열렸고 여기에 출품, 입상해 대표적인 미국 도예 잡지인 세라믹스 먼슬리(1978년 1월호)에 게재되는 기록을 갖게 됐다. 졸업 후 귀국해 건국대 도자공예 교수라는 타이틀로 30여년 여정이 시작됐다.

<약력> △서울대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 도자공예(BFA MFA) 졸업 △미국 캔자스대 대학원(도자공예 MFA), 미주리대 대학원(미술교육 PhD) 졸업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2021) △마르퀴즈 후즈 후 평생공로상(2017) △바이블 도자예술관 특별전(201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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