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가정예배 365-5월 14일] 떠나야 이깁니다

입력 2021-05-14 03:10:02


찬송 : ‘누가 주를 따라’ 459장(통 51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마가복음 6장 45~46절

말씀 : 독일의 아그파 필름은 1876년 작곡가 멘델스존의 아들이 세운 회사로서 최초의 컬러 필름을 만든 곳입니다. 2001년만 해도 업계 최고의 이익을 낸 회사였습니다. 당시는 디지털카메라가 서서히 등장하던 때였는데, 아그파 필름은 전통을 고집하다 2005년 파산하고 맙니다. 과거의 영광을 버리지 못해 움켜잡고 있으면 망하는 건 순식간입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하고 있는 현실을 두고 과감히 떠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본문은 오병이어 기적 직후의 이야기입니다. 대중의 환호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예수님은 무리와 제자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고는 기도하러 갑니다. 재촉했다는 표현을 보니 몹시 서두르신 것 같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예수님은 십자가의 길을 가기 위해 왔습니다. 하늘 영광의 자리를 떠나지 않으면 십자가를 질 수 없습니다. 제자들은 그 길을 따라갈 사람입니다. 이들 역시 영광의 현장에 머물면 십자가를 질 수 없습니다. 오병이어 영광의 자리를 떠나야 십자가 승리를 얻을 수 있기에 주님은 그렇게 서두른 것입니다.

무리는 예수님을 왕으로 세우고자 했습니다.(요 6:15) 예수를 왕으로 세워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는 것입니다. 이들의 꿈은 떡을 배불리 먹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왕이 되면 십자가를 통한 구원이란 하나님의 목적은 포기해야 합니다. 사탄이 무리에 섞여 역사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명령에 따라 배를 타고 떠나던 제자들은 거친 바람에 고통스러워합니다. 예수님이 바다 위로 걸어오지만 유령인 줄 알고 소리를 지릅니다. 성경은 “그 마음이 둔하여졌다”고 기록합니다. 무리의 환호에 제자도 취해 있었습니다. 세상을 보며 물질의 풍요에 환호하는 무리에 섞인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보지 못합니다. 무리를 떠나라고 하는 것은 사람을 떠나 하나님을 보라는 의미입니다.

무리와 작별한 예수님이 간 곳은 기도의 자리였습니다. 예수님은 지금 기도로 하나님께 큰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기도하기 위해 영광과 응답의 자리를 떠나 산으로 갔습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말씀은 이기거나 잘 될 때도, 응답받은 다음에도 계속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문제가 있을 때 기도하는 건 쉽습니다. 그러나 응답됐을 때 기도를 계속하는 건 참 어렵습니다. 응답받았다고 기도를 그치는 순간, 우리는 다시 실패의 자리에 앉게 됩니다. 응답받고 또 기도하는 건 우리가 당장 닥친 문제와 상관없이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신앙인은 계속되는 영적 싸움 속에 있습니다. 사탄은 계속 우리를 유혹하고 시험합니다. 이 시험을 물리치고 계속 이기려면 영광의 자리를 떠나 기도의 자리로 가야 합니다.

기도 :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는 주님, 세상 영광의 자리에 머물지 말게 하시고 주님의 뒤를 따르며 기도의 자리를 떠나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정진회 목사(샘터교회)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