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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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교회는 선교사가 태어나 양육→파송되는 모판 돼야

입력 2020-05-22 00:10:01
과테말라 한인교회 성도들이 2013년 세계전문인선교회(PGM) 선교사 훈련 후 파송식을 갖고 있다. 이때 30명의 평신도 선교사가 남미 각국에 파송됐다.


호성기 목사<세계전문인선교회 국제대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하나님의 오리지널 디자인에서 떨어져 변질돼 살든지 변화 받고 살든지 둘 중의 하나다. 그리스도인이나 교회도 그 둘 중 하나로 살아간다. 세상 속에 빛과 소금이 돼 존경받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로 살아갈 수 있다. 반면에 세상의 존경은커녕 돌팔매질을 당하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도 있음을 본다. 그것을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로 여기며 나부터, 내 교회부터 먼저 회개하고 변화 받아야 한다.

세계전문인선교회(PGM, Professionals for Global Missions)는 이런 당위성 위에 주님이 세워주신 선교단체다. 지역교회를 도와 ‘선교적인 교회’로 깨워나가기 시작했다. 많은 지역교회와 성도들이 아직도 선교사는 특별한 소명을 받고 특별한 희생과 헌신을 통해 오지로, 아프리카로, 모슬렘권으로, 미전도 종족으로 가족과 직업과 생업도 포기하고 떠나가는 사람들로 여긴다. 그래서 ‘나는 선교사가 아니다’라는 고정관념으로 가득 차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는 모두 조국 대한민국이 세상 땅끝까지 파송해온 2만8000여명의 선교사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 숫자가 대한민국 1000만 그리스도인 중에 0.3% 정도 된다면 앞으로 이 숫자가 3%로, 또 30%로 계속 늘어나야 한다. 그래서 수많은 미전도 종족 가운데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들어가는 위대한 선교행진이 계속돼야 한다.

문제는 이런 위대한 선교사들이 어디서부터 태어나느냐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축구 강국이 된 이유 중 하나는 풀뿌리인 어린아이부터 모든 학교에서 자녀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즐기고 매일 경기하는 데 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세계적인 축구선수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로부터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위대한 선교사가 어느 날 갑자기 다메섹 도상에서만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바울 같은 체험을 갖고 선교사가 된 사람은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일지 모른다.

그 그늘에 수많은 디모데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풀뿌리처럼 수많은, 이름 없고 빛도 없는 그리스도인이 오늘도 교회에 가득 차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들을 교회 안에서만, 목회자를 돕는 충성스러운 성도로만 길들이면 안 된다. 나만 축복받기 위해 예수님을 믿으면 안 된다. 흐르는 물이 아닌 고인 물이 되면 변질된다. 썩기 시작한다.

레슬리 뉴비긴이 선포한 것처럼 ‘교회 안에 갇힌 복음을 세상 속으로 갖고 나가라’고 외치며 잠자고 있는 수많은 지역교회 성도들을 깨워야 한다. 예수 믿고 교회 잘 다니고 교회에 충성하면 축복받고 사업 잘되고 자녀들이 잘된다는, 무당이 굿판을 벌이는 것과 같은 기복주의로 교회가 더 이상 변질돼선 안 된다.

예수님을 믿고 따라 살면서 곳곳에 교회를 세웠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평안한 삶을 목표로 살지 않았다. 그들은 죄인들을 영적으로 깨워 살리려고 복음을 세상 속에서 전하며 갖은 핍박과 매를 견디며 순교할 때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을 전했다.

PGM은 미국의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에서부터, 자생적으로 디아스포라 가운데 탄생한 선교단체다.(indigenous diaspora para-church mission organization) 탄생하자마자 미국에 와서 흩어져 살아가는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을 돕고 깨우고 그 교회들이, 모든 성도가 선교사로 거듭나고 양육되고 훈련돼 ‘선교적인 교회’로 변화 받을 수 있도록 전심을 다해 섬겨왔다.

미주 내에서는 많은 주에 흩어져 살아가는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들을 깨워왔다. 그중 뉴욕, 뉴저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등 여러 주에 있는 한인교회들이 PGM을 통해 ‘선교적인 교회’로 놀랍게 변화됐다.

그 지역교회 안의 성도들이 이제는 삶의 현장인 직장과 사업장과 학교에서 매일 신실한 선교사로 복음을 전하며 산다. 그렇게 헌신하다가 소명을 받고 오지로, 미전도 종족이 있는 곳으로 전 삶을 헌신하며 나가는 선교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북미뿐만 아니라 중남미와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및 중동지역에까지 흩어지고 있다. 디아스포라로 살아가는 많은 한인 지역교회가 PGM을 통해 평범한 그리스도인에서 ‘선교사’로 거듭나 양육과 훈련을 받고 있다. ‘바로 지금 삶의 현장에서부터’(here and now) 선교사로 살든지, 땅끝까지 나가는 선교사로 살든지, 정식으로 선교사로 파송 받은 성도들 242명이 전 세계 곳곳에서 빛으로 소금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역교회가 ‘선교사’가 태어나고 양육 받고 훈련받아 파송되는 모판이 돼야 한다. 지역교회가 ‘선교적인 교회’로 변화 받아야 한다. 그래서 2만 8000명이 아닌 28만, 2800만 선교사가 파송돼야 한다. 지역교회가 변질된 상태에서 깨어나 회개하고 변화 받아야 한다. 선교단체는 지역교회가 ‘선교적인 교회’로 변화 받도록 전심을 다해 섬겨야 한다. 이것이 ‘선교의 제 4물결’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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