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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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깃털 하나의 무게

입력 2020-03-18 00:10:01


입고 있는 의상이나 배경음악, 사용하는 말을 보니 남미의 한 나라 아닐까 싶었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여자는 막대기 위에 깃털 하나를 올려놓았습니다. 그러더니 다른 막대기로 깃털을 올려둔 막대의 중심을 잡았습니다. 그러기를 반복하자 마침내 중심을 잡은 수많은 막대기가 묘한 형상을 이루었습니다. 마치 큰 동물의 거대한 갈비뼈처럼 보였습니다.

모든 중심을 맞추자 박수가 쏟아졌고, 공연은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여인은 맨 처음 중심을 잡기 시작했던 깃털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습니다. 바로 그 순간, 중심을 잡고 있던 모든 것들이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깃털 하나의 무게가 얼마나 될까 싶은데도 그 하나의 무게가 모든 것의 중심을 잡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무게였던 것이지요. 우리는 지금 전에 없던 혼란과 두려움의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다른 이들을 향한 너그러움일 것입니다. 깃털 하나만 한 따뜻한 마음 말이지요.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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