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가정예배 365-2월 2일] 기억하시는 은혜

입력 2020-01-31 06:50:01


찬송 : ‘주 없이 살 수 없네’ 292장(통 415장)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사기 4:1


말씀 :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건망증입니다. 휴대폰을, 텔리비전 리모컨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소지품을 자가용 시트 밑에서 발견한 적도 있습니다.

‘건망증이 왔나’하고 쉽게 넘겨버리지만 그 찰나의 순간에 잊혀진 기억의 소중함 같은 것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큽니다. 치매나 기억상실증 같은 단계까지 올라가면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니 기억을 잊기도 하고 흐릿해지기도 하지만 하나님은 그렇지 않습니다. 옛날 일을 미약하게나마 기억하고 계시거나 감정적인 미온함이 생겨 기억하지 않으신다거나 하지 않으십니다. 철저하게 기억하십니다. ‘죄’에 관한한 더욱 그렇습니다.

성경의 역사는 인간의 죄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죄를 짓는 인간들이 그 죄의 대가에 따라 소멸되지 않고 밟아도 일어나고 또 일어납니다. 죄를 기억하고 계신 하나님이 기억대로 이를 활용하시지 않는 은혜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을 보시면 “이스라엘 자손이 또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했다”고 하십니다.

‘또 행했다’고 표현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선 이전에 행했던 악을 다 기억하고 계시다는 의미입니다. 인간들이 지었던 모든 악한 것을 기억하시면서도 용서해 주심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살아 숨 쉬고 있는데요, 하나님은 또다시 죄짓고 사는 인간들의 죄악상을 에훗이라는 사사 때에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자꾸만 용서해주시니 사람들이 착각을 합니다. 용서를 아주 쉽게 여기고 적용을 합니다. 회개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나 회개했소’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나 행동으로 죄를 쉽게 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하나님 다음으로 잘 아는 사람이 누구일까요? 자기 자신입니다.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면 죄에 대한 가능성과 그 진행이 활발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교회 나오고 헌금하고 기도하고 봉사하고 그러면 좀 씻기는 것 같아 위로받습니다.

그렇게 1년, 2년 신앙생활이 쌓이면 신앙의 연륜도 쌓여 좀 알아주는 성도가 되는 듯 폼도 잡습니다. 성도라는 이름으로 생활한 지 10년 차, 20년 차 되면 마음도 안정이 되고 익숙해집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그래요.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한 일은 많고 겪은 것은 많아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보이는 것은 다 할 줄 압니다. 때 되면 절기 지키고 예배드리고 다 합니다. 하나님을 부르짖습니다. 누구보다도 잘합니다. 이 세상 어느 민족이 그들보다 하나님을 잘 알겠으며 그들보다 하나님 앞에 성도의 액션을 더 잘 취할 수 있는 자들이 있겠습니까.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잘하지 않습니까. 매해, 매시간 신앙의 연수가 차고 하는 일도 많아지고 목소리도 커집니다. 그 순간에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자손이 또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매.”

여러분, 내가 지금까지 하나님과 얼마나 동행했고 교회를 다니며 기도를 잘하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또다시 악을 행할 수 있는 약한 인간이라는 걸 기억하지 못하면 망하는 겁니다. 이를 기억해야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신앙의 연륜이 물거품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죄인임을 인식해야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 앞을 떠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언제고 하나님을 떠나 죄를 지을 나약한 인간임이 만천하에 드러나 하나님 앞에 고개 숙여 엎드리고 그럼에도 나를 떠나지 않으시고 그 죄를 기억하시면서도 묻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기도 : 우리의 모든 것을 기억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저희들의 죄인됨을 알고 하나님을 더욱 찾는 성도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김진혁 목사(뿌리교회)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