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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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여분의 손수건

입력 2019-09-20 00:05:01


영화 ‘인턴’의 주인공인 70세 인턴사원 로버트 드니로는 평소 손수건을 갖고 다니는데 자신이 쓰지는 않습니다. 쓰지 않는 손수건을 왜 갖고 다니느냐고 동료가 묻자 그는 “누가 울면 빌려주기 위해서지. 예의 바르게 내 흔적을 남기는 거야”라고 답합니다. 어떤 교인은 추석 연휴 동안 봉투에 돈을 준비하고 다녔습니다. 연휴에 만나게 될 폐지 줍는 어르신과 환경미화원에게 드리려 한다고 했습니다.

나누려면 여분이 있어야 합니다. 여분의 손수건을 지닌다든지, 돈이나 사탕을 따로 갖고 다녀야 합니다. 사무실에 방문하는 손님을 위해 음료수를 시원하게 준비하고 입지 않는 옷과 신발을 깨끗하게 손질해둬야 기회가 왔을 때 바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시간도 그렇습니다. 늘 바쁜 사람은 누구를 돕고 싶어도 도울 시간이 없습니다. 여유는 따로 떼어놓아야 생기는 것입니다.

“오직 선을 행함과 서로 나누어 주기를 잊지 말라 하나님은 이 같은 제사를 기뻐하시느니라.”(히 13:16) 나눔에 ‘하나님께서 당신을 너무 사랑하십니다’와 같은 문구와 성경 구절도 덧붙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나눔도 기뻐하시는 제사라 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따로 떼어뒀다가 나누는 삶의 예배를 드리며 살아가야겠습니다.

손석일 목사(서울 상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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