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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1949년 상하이 떠난 150만명 잊혀졌던 그들의 고된 삶 추적

입력 2019-02-23 04:05:02




중·일전쟁 발발과 난징대학살이 자행된 1937년, 그리고 중국 공산당이 국민당을 몰아내고 중국 대륙을 장악한 1949년에는 상하이와 대만, 홍콩,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1949년 상하이의 인구 600만명 가운데 150만명이 대만과 홍콩, 미국 등으로 떠났다고 한다. 그때 중국 난민들의 삶은 재앙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겪은 고초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난민이었던 부모 밑에서 자란 헬렌 지아는 최근 출간한 ‘상하이 떠나는 마지막 배’에서 잊혀졌던 그들의 삶을 되살려냈다. 이 책은 아버지가 상하이 경찰 국장을 지낸 부잣집 가정의 베니와 장쑤성 지주 집안에서 자란 호, 친부모와 입양 가정에서 두 차례 버림받은 8세 소녀 빙, 간호사 어머니와 국민당 군인 아버지를 둔 안누오 류 등 4명의 삶을 추적했다.

대만으로 떠나는 안누오 가족이 탄 열차는 아비규환이었다. 사람들은 열차에 매달려 어떻게든 몸을 밀어 넣으려고 아우성이었다. 열차 지붕에 탄 사람들은 갑자기 기차가 흔들리거나 나뭇가지, 전선에 걸려 추락했다.

일제 패망 후에는 국민당이 부역자들을 단죄했고, 공산당은 국민당 편에 서 부와 권력을 누린 사람들을 처단했다. 상하이 조계지에 있는 영국 경마장은 공개재판과 처형 장소가 됐다. 지아의 어머니도 전쟁의 폐허에서 배고픔에 시달리다 1949년 미국으로 떠나 고된 삶을 살았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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