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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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성도

입력 2019-02-01 00:05:01


스데반을 죽이고 예수 믿는 자들을 잡기 위해 다메섹으로 향하던 바울의 발걸음은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과거요 상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바울이 담대하게 말합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과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또한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바울은 많은 고난과 괴롭힘을 견디며 마지막까지 믿음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렇게 변화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복음의 능력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만삭의 몸으로 외할머니와 함께 고사리를 꺾기 위해 산으로 갔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산이 저의 고향이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산에서 시작된 진통으로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길가 나무 밑에서 저를 낳았습니다. 탯줄은 외할머니가 이빨로 으깨어 잘랐지요. 지금도 저의 배꼽이 못생긴 것이 그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길에서 태어난 저의 어릴 적 또 다른 이름이 ‘길쇠’였다고 합니다.

이런 저를 버리고 어머니는 도망을 갔습니다. 아버지는 도망간 어머니를 찾아다녔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전북 익산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저를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키우신 것입니다.

7살 때 초등학교 입학 안내서가 친구들에게 날아드는데 우리 집은 아무 소식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제서야 할아버지가 저를 막내아들로 출생신고를 해서 ‘병길’(집안의 돌림자인 밝을 병, 길에서 태어났으니 길할 길)이라는 진짜 이름을 갖게 된 것입니다.

부모가 없는 어린 시절은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집안도 가난해서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지요. 또한 저를 키우던 할아버지는 매일 술을 드셨고 그렇게 집에 들어오시면 할머니와 심하게 싸웠습니다. 그러니 나쁜 길로 빠질 수밖에 없었지요. 집에서는 착한 아이였지만 학교에서는 문제아였습니다. 낮은 자존감, 외로움, 우울함, 어머니에 대한 분노, 나아지지 않는 불우환경 등의 이유로 잘못된 길을 걷게 됐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저를 그냥 두시지 않고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던 1991년 1월 12일, 성령의 강력한 임재하심으로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환경과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저는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됐고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목사가 되어 예수님을 자랑하고 있으니 하나님의 크신 은혜입니다.

본문에서 바울이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16절 말씀처럼 복음이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17절 말씀처럼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을 더욱 굳세게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많은 성도가 복음을 부끄러워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나 학교에서 당당하게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때, 당당하게 복음에는 구원의 능력이 있으며 믿음을 더욱 굳세게 하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증거하고 보여 주어야 합니다. 복음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더 강력하게 알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자신이 먼저 복음의 능력을 경험해야 합니다. 복음의 위대함을 알아야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양병길 서울 가재울성천교회 목사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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