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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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음계’에 담긴 고백

입력 2018-11-12 00:05:01


현대음악은 ‘도레미파솔라시’로 구성된 7음계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음계의 이름은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든 것일까요.

계이름은 10세기 후반 이탈리아 수도사였던 아레초의 귀도에 의해 창안됐다고 합니다. 그는 세례요한 탄생기념일에 사용하기 위해 찬가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라틴어 가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Ut Queant laxis Resonare fibris Mira gestorum Famuli tuorum Solve polluti Labii reatum Sancte Ioannes.”

최초의 계이름은 가사에 사용된 각 구절의 첫 글자를 따서 우트(Ut) 레(Re) 미(Mi) 파(Fa) 솔(Sol) 라(La) 시(Si)로 명명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후 우트는 하나님을 뜻하는 ‘도미누스’의 앞 글자인 도(Do)로 변경됩니다.

세례요한에게 드려진 기도문인 이 찬가의 뜻을 최대한 살려 번역해 보면 이렇습니다. “당신의 종들이 당신의 놀라운 업적을 자유롭게 노래할 수 있도록 더렵혀진 입술의 죄를 깨끗케 씻어 주소서.”

우리가 쓰는 음계에 신앙적인 고백이 함께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우트가 하나님을 뜻하는 ‘도’로 바뀐 것에는 이 땅의 모든 노래가 하나님을 향하게 하려는 신비로운 계획이 숨어있지 않을까요.

안성국 목사(익산 평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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