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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도권 강조하다 ‘오버’… 트럼프 막말 어록 추가

입력 2018-10-12 04:05:01
사진=AP뉴시스


후보때부터 직설 화법 논란, 5·24 관련 발언도 연장선상
허리케인 질문 응답 중 나와 ‘공조’ 말하려다 실수 가능성
‘美가 대북 관련 정책 주도’ 메시지는 분명하게 전달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비외교적인 직설 화법으로 자주 논란을 일으켰다.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에 어긋난다고 판단되면 우방을 향해서도 도를 넘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불균형을 이유로 오랜 동맹인 유럽연합(EU)을 ‘적(敵)’이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똥통(shithole)’이라고 조롱해 파문을 일으켰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멋진 친구(great guy)’라고 부른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5·24 조치 관련 발언 역시 이런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 간 대북정책 조율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하려다 주권 침해 소지가 있는 실언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단 우세하다. 실제로 해당 발언은 대북정책이 아니라 초강력 허리케인 ‘마이클’ 대응과 관련된 질의응답 도중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5·24 조치가 한국 정부의 독자제재라는 사실까지 자세히 파악하고서 이런 말을 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정책 주도권을 미국이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는 분명히 전달했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 덕분에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대화로 나왔다는 주장을 자국민에게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진전되는 와중에도 북한 비핵화가 제재 해제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남북관계 진전 속도가 북·미 관계를 앞서가고 있다는 우려도 미국 내 북한 전문가와 언론을 중심으로 계속 제기되고 있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남북관계 속도 논란과 관련해 “(한·미는) 가장 가까운 친구로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이런 것들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절제된 표현이지만 미국 행정부 내부에도 남북관계와 관련한 우려가 어느 정도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완화를 연일 주장하는 것도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부담이다. 북한은 미국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 요구가 과도하다고 여겨질 때마다 이들 두 나라와 손잡고 ‘단계적·동시적 행동원칙’을 강조해왔다.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중·러는 안보리 이사국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 명분 중 하나로 중국의 대북 지원을 꼽는 등 이런 움직임에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왔다.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북·중·러의 대북제재 해제 요구와 관련해 “미국은 북·중·러와 함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최대한 빨리 달성할 것”이라며 “비핵화가 빨리 이뤄지면 제재 해제도 역시 신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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