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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매력 떨어졌나… 전 세계 보유 비중 54개월 만에 최저

입력 2018-10-11 18:45:02


전 세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달러화 비중이 4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반면 중국 위안화 보유 비중은 최대 규모로 늘었다. 무역전쟁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11일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IMF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미국 달러화 비중은 62.3%에 그쳤다. 6분기 연속 하락세로 2013년 말(61.27%) 이후 최저 수준이다. 6분기 연속 하락은 분기별 통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이와 달리 중국 위안화 비중은 1.84%를 기록하며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일본 엔화도 4.97%까지 오르며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유로화 비중은 2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벤저민 코헨 교수는 최근 언론 기고에서 미국의 무역전쟁 여파를 지적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처럼 미국 달러화의 신뢰가 흔들린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위원장은 최근 미국의 행태를 고려하면 유로화 역할을 증대시킬 호기라고 강조하면서 “EU가 수입하는 에너지 대부분이 달러화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유로화로 표시된 에너지 수입을 늘릴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위안화 보유 비중이 커진 데 대해 SMBC닛코증권·치프마켓의 마루야마 요시마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위상 확대나 일대일로 구상 등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향후 미국 달러화 위상과 관련된 관심사 중 하나는 다시 글로벌 위기가 닥쳤을 때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 신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5000억 달러 이상이 위기 진원지인 미국으로 환류됐지만 앞으로 다른 위기가 발생하면 같은 흐름이 반복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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