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언급한 3∼4곳 중에 스위스가 포함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여전히 평양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와 베른, 다보스 등 스위스의 주요 도시가 뜨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베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학생 시절 유학했던 곳이다. 제네바는 북·미 협상의 단골 개최지였다.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기본합의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다보스에선 매년 1월 세계 정상들이 모이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열린다.
스웨덴 스톡홀름도 후보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11일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하는 것도 유럽 개최설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프랑스 일정을 마치고 스위스나 스웨덴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은 밀리는 분위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빈에 있어 북한이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 사찰과 검증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워싱턴 ‘햄버거 회동’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1월 중간선거 이후 열린다면 굳이 미국 땅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 중간선거에 회담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자신 소유의 플로리다주 고급 휴양지 ‘마러라고에 김 위원장을 데려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는 좋아할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러나 지켜보자”고 답변을 피해갔다.
서울과 판문점, 평양도 꾸준히 거론된다.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합의에 대한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면 서울 또는 판문점이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