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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저유소 화재 원인은 외국인이 날린 풍등

입력 2018-10-09 04:10:01
대한송유관공사 서울북부저유지 지하 탱크 화재가 완전 진화된 8일 오전 경기 고양시 화재현장에서 소방 관계자 등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17시간 동안 휘발유 260여만ℓ를 태우며 수도권 시민들의 휴일을 불안케 한 경기도 고양 저유소 폭발 화재는 인근에서 날려보낸 풍등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지난 7일 발생한 고양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화재사고와 관련, 스리랑카 국적의 A씨(27)를 중실화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A씨가 7일 오전 10시40분쯤 저유소 인근 야산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소형 열기구인 풍등을 날리다 저유시설 잔디밭에 낙하시킨 것을 확인했다. 풍등은 저유소 주변 잔디밭으로 떨어지며 불이 붙었다. 경찰은 이 불씨가 저유소 유증환기구를 통해 내부로 옮겨가 폭발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8일 오전부터 A씨를 추적해 오후 4시30분쯤 고양시 강매동 야산에 있던 A씨를 붙잡았다. 체포 당시 A씨도 “문구점에서 풍등을 구입해 호기심에 날렸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화재 현장 인근 서울∼문산고속도로 공사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로 파악됐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찰과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팀은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해 4시간 넘게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합동감식팀은 감식을 통해 불이 탱크 내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감식과 별개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하는 한편 저유소 내부는 물론 인근 지역으로 CCTV 확보 범위를 확대해 폭발 원인에 외부적 요인이 있는지도 수사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7일 오전 10시56분쯤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로 발생해 일어났다.

불은 탱크에 있던 휘발유 440만ℓ 중 남은 물량을 다른 유류탱크로 빼내는 작업과 진화작업을 병행한 끝에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58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이날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연기가 솟구친 뒤 북서풍을 타고 퍼져 서울 강동 지역까지 하늘을 시커멓게 뒤덮었다.

고양=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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