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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3D 프린팅으로 ‘인공 가슴뼈’ 만들어 이식 성공

입력 2018-10-04 18:15:01
박병준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이 가슴·갈비뼈에 암이 전이된 환자에게 이식하기 위해 3D 프린터로 만든 티타늄 인공뼈의 모습.중앙대병원 제공


3차원(3D) 프린터로 찍어낸 ‘인공 가슴뼈’(흉곽)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졌다.

뼈까지 퍼진 암이 급격히 커져 기대수명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던 50대 암 환자는 극적으로 생명을 구했다.

박병준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은 지난달 19일 심장근육에 생긴 암(육종)이 가슴뼈로 전이된 55세 남성의 흉골과 10개의 늑골을 광범위하게 잘라낸 뒤 3D 프린터로 만든 티타늄 소재 흉곽을 이식해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3D프린팅 흉곽 이식수술은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영국 중국 등 5개국만 성공했다. 병원 측은 “환자는 수술 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라며 “이식된 인공 흉곽은 반영구적”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 환자는 광범위한 흉곽 절제 및 이식 수술이 필요했으나 기존의 골 시멘트 등을 이용한 재건 수술로는 가슴에 정확히 맞는 흉곽을 만들기 어려웠다. 또 골 시멘트는 소재 자체가 무거운 데다 수술 후 흉부의 불편감과 호흡곤란, 세균감염 위험도 걸림돌이었다.

이에 의료진은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흉곽 재건술을 시도하기로 했다. 우선 절제·재건 범위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정한 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가슴뼈를 디자인하고 3D프린터로 맞춤형 인공 흉곽을 만들었다.

소재는 인체에 무해한 금속 티타늄 성분이 쓰였다. 인체 골 구조보다 단단하면서도 무게(190g)는 가볍다. 또 가슴을 압박해도 부러지지 않는 탄성력을 갖고 있다.

이번 3D프린팅 흉곽 이식은 해외에서 시도된 방법보다 수술 범위가 넓고 난도가 높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박 교수는 “티타늄 소재 3D프린팅 흉곽은 기존 인공 소재보다 가벼우면서 환자 가슴에 꼭 맞게 제작돼 수술 후 감염과 합병증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은 2016년 3D프린팅 기술로 두개골 이식을 시작으로 인공턱, 광대뼈 재건 수술에도 성공했다. 3D프린팅은 의료 분야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으로 활용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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