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HOME  >  시사  >  종합

‘늙어가는 대한민국’… 애울음 소리 안 들리고 노인들 병치레 소리만

입력 2018-09-27 04:10:01


노인들 진료비 폭발적 증가… 연간 1인당 첫 400만원 돌파
전체 진료비의 41%나 차지… 분만건수는 1년 새 5만건 ‘뚝’



노인들의 병원 진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연평균 노인 1인당 진료비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400만원을 돌파했고,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 중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1%에 달했다. 반면 저출산 여파로 분만 건수는 1년 새 5만건이나 뚝 떨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6일 공동 발간한 ‘2017년 건강보험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는 69조3352억원으로 전년보다 7.4% 늘었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의 총 진료비는 28조3247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조555억원(12.1%) 증가했다. 이는 2010년 노인 진료비 14조1350억원보다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노인 인구는 지난해 680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3.4%였다. 하지만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 가운데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0.9%에 달했다.

자연스럽게 노인 1인당 진료비도 늘어났다. 노인이 2017년 한 해에 쓴 진료비는 평균 425만5000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1인당 연평균 진료비 139만원1000원보다 3배 이상 많았다.

고령층은 늘어나는 반면 출생아 수는 감소했다. 지난해 분만 건수는 35만8285건으로 전년도(40만4703건)에 비해 11.5% 줄었다. 특히 자연분만 건수가 23만4006건에서 19만6960건으로 15.8%나 감소했다. 분만이 줄면서 분만 기관도 줄었다. 2016년 607곳이던 분만기관은 26곳(4.3%)이 문을 닫아 지난해 581곳으로 감소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고령 인구가 늘고 있고, 이들이 젊은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병·의원 진료를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며 “가벼운 질환도 바로 3차 병원 등 상급병원으로 가서 전반적인 비용이 불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령층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상대로 중장년기부터 건강 관리를 체계화해야 하는데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역에서 주치의 제도 등을 통해 건강증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통해 바로 (비용이 많이 드는) 상급병원으로 가는 것도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진료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질병 1위는 ‘본태성(원발성) 고혈압’ 질환으로 2조9213억원(581만명)이었고, ‘2형 당뇨병’ 질환(1조8509억원·254만명)과 ‘만성신장병’ 질환(1조8126억원·21만명)이 뒤를 이었다. 65세 이상 노인 환자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병은 ‘본태성 고혈압’(262만명)이었고 ‘치은염 및 치주질환’(247만명)과 ‘급성기관지염’(199만명)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새로 중증환자로 등록된 암환자는 30만6399명으로, 2017년 말까지 누적 암 등록 인원은 201만4043명이 됐다. 약 140만명이 진료를 받아 총 7조6645억원의 진료비용이 들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