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10여대 차량 활주로 대기→ 호텔까지 경찰 호위…美, 北 리용호 ‘초특급 의전’

입력 2018-09-26 18:05:01


리용호(사진) 북한 외무상이 25일(현지시간) 제73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이 들고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공개적으로 리 외무상에게 대화를 제안한 터라 북·미 외교수장의 ‘뉴욕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뉴욕 회동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리 외무상의 입국 과정에서 장관급에게 제공하지 않는 초특급 의전을 펼쳤다. 리 외무상은 중국 베이징발 에어차이나 항공편으로 오후 뉴욕 JFK공항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이 탄 여객기가 도착하기 전에 10여대의 검은색 차량들이 공항 활주로 주변에서 대기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 정부가 준비한 차량에 탑승해 경찰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 나갔다. 공항 입국장에서 그를 기다리던 취재진은 허탕을 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의 방미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리 외무상은 곧장 뉴욕 유엔본부 앞에 있는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로 이동했다. 그는 짐을 푼 뒤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방문해 1시간 정도 머물렀다. 리 외무상은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다물었다.

리 외무상은 29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그는 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 미국에 종전선언 등 상응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요구도 빼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미 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감안할 때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은 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의 뉴욕 일정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동이다. 리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 나흘 전에 미국에 도착한 것은 뉴욕 회동을 충분히 준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뉴욕 회동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 성격을 띠고 있다. 뉴욕 회동 결과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속도가 정해질 전망이다. 북·미 외교수장은 또 핵 신고 등 북한의 추가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놓고 힘겨루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리 외무상이 문재인 대통령 수행을 위해 역시 뉴욕에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리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완전 파괴’ 발언을 했을 때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