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정상회담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이라는 성과와 함께 여러 명장면도 만들어냈다.
방북 기간 최대 하이라이트로는 문 대통령이 지난 19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15만 관중에게 평화 메시지를 전달한 7분 연설이 꼽힌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며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상으로는 처음 평양 시민들 앞에서 ‘대중 연설’을 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15만 평양 시민은 뜨거운 박수로 문 대통령의 평화 약속에 화답했다.
같은 날 앞서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에서는 김 위원장의 깜짝 서울 답방 약속이 나왔다. 제6항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문 대통령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김 위원장이 연내에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실제로 서울을 찾는다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이다. 남북 관계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서울 답방 약속이 구두 약속에 그치지 않고 문서화됐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밝힌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의사는 남북 간 최초의 비핵화 관련 합의로서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라는 조건이 달렸지만 남북 간 합의를 통해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은 획기적인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상회담 첫날인 지난 18일 10만 평양 시민이 한복을 차려 입고 손엔 꽃을 들고 거리로 나와 문 대통령을 뜨겁게 환영하는 모습 또한 장관이었다. 남북 두 정상의 깜짝 카퍼레이드가 평양 시내에서 수㎞ 동안 이어지는 사이 거리의 시민들은 ‘조국 통일’을 외쳤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무개차에 탄 채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