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방북 첫날인 18일 공식 환영식에 이은 카퍼레이드, 공식 회담과 오찬 및 만찬, 환영 예술 공연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 내외를 위한 첫 공식 만찬을 국빈급 외빈 전용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열었다. 오후 8시37분에 시작된 만찬은 오후 10시53분까지 2시간 넘게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과 남이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때 길은 열릴 것이며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을 모르고 더욱 힘 있게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이 우리에게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답사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 나가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결의인 만큼 여러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김 위원장과 나에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수시로 잔을 부딪쳤다. 만찬에는 약밥과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상어날개 야자탕, 백화 대구찜, 송이버섯구이 등이 나왔다. 마술사 최현우, 가수 알리도 참석해 분위기를 돋웠다.
1980년에 세워진 목란관은 1만6500㎡(5000평)의 대규모 연회장으로 2000년 방북한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를 위한 환송 연회와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를 위한 환영만찬 행사가 진행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 환영식과 평양 시내 카퍼레이드를 마친 뒤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측 수행원들과 오찬을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오찬에 참석했으며, 첫 회담 대비 사전점검회의를 겸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1차 회담 직후엔 평양대극장에서 북측이 준비한 환영 예술 공연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을 기다리던 김 위원장은 우리 측 공식수행단을 향해 “시간이 조금 늦어지고 있지만, 더 오래오래 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극장 입구에서 기다리다 문 대통령 내외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악수로 반갑게 맞았다. 공연 도중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대화를 나누었고,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공연에서는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와 ‘아리랑’ 등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들이 연주됐다. 우리 노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도 등장했다. 두 정상은 공연이 종료되자 무대로 내려와 연주자들을 격려하고, 관객에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평양 시민들은 일제히 ‘만세’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