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에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 첫발을 내딛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떤 인사를 건넬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공항에 직접 나와 문 대통령을 맞이할 가능성이 큰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전용기 트랩 앞에서 대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활주로에서 기다리다가 트랩을 내려온 김대중 전 대통령과 두어 번 포옹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역시 세 번째 만남인 만큼 포옹과 함께 아주 반갑게 인사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첫 만남 때 문 대통령에게 ‘깜짝 월북’을 제안하며 파격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순간인 만큼 이번 환영식에서도 김 위원장이 ‘세계적 이벤트’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여사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활주로에 직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공항에서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외국 정상에게 행하는 최고의 예우를 갖춘 군 예식절차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북한은 남측 육·해·공군 합동 의장대 격인 조선인민군 명예위병을 포함한 대규모 인원을 투입한 의장 행사를 열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제대로 된 의전을 차리고 맞이해야 하는데 장소도 이렇고 제대로 의전을 잘 못해드려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태극기 게양이나 애국가 연주, 예포 발사는 생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열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걸어가거나 차량으로 이동할 때 양측에 도열한 정복 차림의 북한군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를 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북한군이 군사적 적대 관계를 청산하지 못한 국가 정상에게 ‘받들어 총’을 하는 장면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냉전시대에도 적국의 정상이 방문할 때에는 의장대 사열 순서가 빠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소련과 중국 방문, 87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미국 방문, 88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소련 방문 때에도 의장대 사열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공항에서 오찬 장소까지 같은 차로 이동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과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며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벤츠 애호가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1호차’는 리무진 버전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가드’로 차량 내부에서 마주 앉아 대화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때도 이 차를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