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최소 수행원 대동 옥류관·수산물시장 찾을 가능성
평양시민들 최근 개방적 태도 어떤 장면 연출될지 기대감
中·베트남 순방때 서민식당 찾아 시민들과 인사 나누며 스킨십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둘째 날인 19일 밤 평양 현지 대중식당에서 환송 만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 남북 정상회담 일정 중 이처럼 남측 대통령이 직접 평양 시민들을 만나는 파격적인 행보는 없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시 현지 주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늘 가곤 하는데, 그런 부탁을 북측에 해뒀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떤 식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평양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만찬을 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어떤 식당을 찾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옥류관이나 대동강수산물식당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대동강수산물식당은 대동강변에 배 모양으로 세워진 대규모 식당으로, 1층에는 철갑상어, 연어, 조개류, 자라 등을 모아놓은 수조와 낚시터가 있다. 갓 잡은 생선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은 대부분 2층에 있다.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각’ 혹은 ‘관’ 글자가 들어간 큰 식당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며 “평양 시민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메뉴로는 임연수 생선 요리, 대동강 숭어국 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는 “평양에서 인기가 많은 옥류관이나 향만루라는 곳을 갈 가능성이 있다”며 “고려호텔 앞에도 식당이 많은데 그곳에도 대동강 숭어국이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평양시 중구역 창광음식점거리에도 한식은 물론 중식과 서양식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이 많다.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을 만나 어떤 모습을 보이고, 무슨 대화를 나눌지도 관심이다. 평양 출신 탈북자들은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로부터 환영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탈북자는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과 대북 지원을 언급하는 등 우호적인 측면을 강조해 이미지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는 “문 대통령이 북한 체제를 인정한다는 내용으로 북한 정권이 학습을 많이 시킨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이런 배경 때문에 평양 시민들이 문 대통령을 크게 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방북한 인사들에 따르면 평양 시민들의 표정이 10년 전보다 밝아지고, 외부 인사에게도 개방적 태도를 취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해 12월 중국 국빈방문 때 ‘용허센장’이라는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이후 용허센장은 문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에 ‘문재인 대통령 세트’라는 신 메뉴를 출시했다. 지난 3월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는 하노이 숙소 근처의 ‘포 텐 리꾹수’ 쌀국수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당시 문 대통령 부부는 하노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한화 3800원짜리 쌀국수를 먹었다.
환송 만찬에 어느 정도 규모의 수행원이 동행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환송 만찬은 통상 우리측 방북단과 북측 인원까지 합해 수백명이 참석한다. 다만 문 대통령은 중국과 베트남 식사 때 각국 대사 부부 등 소규모 수행인원만 대동했다.
신재희 김판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