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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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마피아의 기술

입력 2018-08-13 00:05:01


청소년부 여름수련회 마지막 날 저녁 집회를 마치고 아이들에게 자유시간을 줬습니다. 그랬더니 둥글게 모여앉아 ‘마피아 게임’을 밤새 하더군요. ‘무에 그리 재미날까’ 싶어 유심히 살펴보니 ‘마피아’라는 술래를 찾아내는 게임이었습니다. 마피아를 ‘시민’들이 찾아내 지목하면 시민들의 승리고 그렇지 못하면 마피아가 이기는 겁니다.

놀이가 끝나자 아이들이 찾아와 제 딸이 너무 연기를 잘한다며 침을 튀깁니다. 자기가 마피아이면서도 아니라는 주장을 잘해 모두 속았다는 겁니다. 딸아이가 가진 마피아의 기술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논리적 주장이고 또 하나는 진정성입니다. 물론 이는 둘 다 거짓입니다. 딸은 자신이 마피아가 아니라는 주장을 매우 논리적으로 펼쳤습니다. 시민들은 점점 그 거짓 논리에 흔들렸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화룡점정은 ‘거짓 진정성’이었습니다. “내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어? 나는 마피아가 아니야.” 호소력 있는 눈빛으로 말하자 아이들이 다 속아버린 것입니다.

속이고 싶으십니까. 이 두 가지를 갖추시면 됩니다. 속지 않으려면 두 가지를 가졌다 하더라도 안심하지 마십시오. 오늘도 세상은 그렇게 속고 속이고 있습니다. 오직 이를 꿰뚫는 분은 한 분이시니까요.

안성국 목사(익산 평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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