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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순방 마친 시진핑, 무역전쟁·백신 해법은… 베이다이허 회의를 보라

입력 2018-07-31 04:10:01

장기간 해외순방을 마친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귀국 이후 국내에 산적한 현안들에 대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주부터 열리는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비밀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시 주석 집권 2기 정책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 19일 해외순방에 나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네갈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국빈방문한 뒤 남아공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모리셔스를 거쳐 29일 귀국했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 시 주석은 현지에서 대규모 경제협력 선물 보따리를 풀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는 우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서아프리카 최초로 세네갈과 일대일로(一帶一路) 협약을 체결하고 남아공에는 147억 달러(16조5000억원)의 차관 제공을 약속하는 등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했다.

그러나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우선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시 주석의 ‘중국몽(中國夢)’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중국몽 구호 아래 군사 굴기, 해양 굴기, 반도체 굴기 등 각 분야의 힘을 과포장해 과시하다 무역전쟁을 초래했다는 자성론도 일각에서 나온다. 최근 불거진 불량 백신 사태에 따른 민심이반 역시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따라서 이번 주 열리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이런 혼란을 잠재울 해법과 변화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지도부가 매년 여름 베이징 외곽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서 피서를 겸해 여는 비밀 회의다. 국가 법률이 정한 공식 회의가 아니기 때문에 회의 개최 여부가 사전 또는 사후에 알려지지는 않지만 공산당의 주요 사안, 최고위층 인사 문제 등이 사전 조율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선 무역전쟁을 초래한 원인으로 꼽히는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키우자는 뜻) 전략과 ‘중국몽’으로 대변되는 중국의 공격적 대외 정책, 첨단 기술 육성을 과시하는 ‘중국제조 2025’ 기조의 일부 선회를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헌법상 국가주석 임기 제한을 없애 장기집권의 길을 다진 시 주석의 독주에 대한 비판도 제기될지 주목된다. 시 주석 측근인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이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시 주석의 권력이 워낙 공고하기 때문에 집권 2기의 정책 노선을 변경할 수는 있어도 시 주석의 권위를 흔드는 정도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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