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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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동거함의 축복

입력 2018-07-23 00:10:01


외롭고 힘들 때면 엄마를 찾았습니다. 그리움 저편에 사는 엄마는 고향이고 따스한 품입니다.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등을 토닥여 주시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을 차려주셨습니다. 눈물로 기도까지 해주십니다. 이렇게 마음이 회복돼 집으로 돌아올 때면 늘 아쉬웠습니다.

그러다 머리를 좀 써봤습니다. “엄마, 우리 집에 놀러 와. 보고 싶다.” 분주한 나의 일상 속으로 엄마를 초대했습니다. 엄마는 한걸음에 오셨습니다. 집에 엄마가 계시면 늘 잔칫집 분위기입니다. 내 맘을 어찌 아셨는지 먹고 싶은 것만 만들어 주십니다. 어찌 그렇게 좋은 말만 해주시는지 마음이 후련해지기도 합니다. 더 자주 오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 봅니다.

“엄마, 그냥 우리 같이 살면 안 될까. 나 엄마랑 같이 살면 정말 좋겠다.” “안 되긴 왜 안 돼. 너는 내 새낀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어쩌면 내심 그 말을 기다리셨던 모양입니다. 이제 내 삶은 불행 끝, 행복 시작입니다.

신앙생활도 똑같습니다. 할 수 있는 대로 주님을 찾아가십시오. 할 수 있는 대로 그분을 삶의 자리로 초청하십시오. 할 수만 있다면 그분과 같이 사십시오. 이것이야말로 주님의 간절한 바람이랍니다.

안성국 목사(익산 평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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