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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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성냥과 핵폭발

입력 2018-07-20 00:10:01


“성냥갑 속에서 너무 오래 불붙기를 기다리다/ 늙어버린 성냥개비들/ 유황 바른 머리를 화약지에 확 그어/ 일순간의 맞불 한 번 그 환희로/ 화형도 겁 없이 환하게 환하게 몸 사루고 싶었음을.”

김남조 시인의 시 ‘성냥’입니다. 성냥갑 속 빠알간 유황을 바른 머리들이 어서 나를 태우라고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강 건너 타오르는 불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나도 불이 붙여져 온 천지를 태우는 시작이 되고 싶다는 것입니다. 성냥은 제 몸에 불을 붙여 남에게 불꽃을 주는 것이 존재의 이유이고 그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성냥갑 속의 성냥, 물에 젖은 성냥은 아직 제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성냥입니다.

사람도 그러합니다. 하나님이 이 땅에 보내신 창조의 이유를 발견하며 그 비전대로 살게 될 때 불꽃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성냥갑 속 성냥 같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죄와 상처로 물에 젖은 성냥 같던 사람들도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러자 핵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이들은 천하를 어지럽게 하는(행 17:6) 복음의 혁명가가 됐습니다. 나의 성냥불이 켜지면서 온 천지의 어둠을 몰아내는 시작이 됩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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