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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트집 잡았던 ‘맥스 선더’ 훈련 사실상 종료

입력 2018-05-24 19:15:01


F-22 8대 조만간 美 복귀
향후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도 북, 문제 삼을 가능성 커 8월 ‘UFG 연습’ 고비될 듯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의 무기 연기 이유로 내세웠던 한·미 연합 공중훈련 ‘맥스 선더(Max Thunder)’가 24일 사실상 종료됐다. 이번 훈련에 투입됐던 미 공군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8대는 조만간 모두 복귀할 예정이다. 북한은 맥스 선더 훈련을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로 규정한 만큼 향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계속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맥스 선더 훈련은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F-22와 F-15K, F-16 등 한·미 공군의 전투기 100여대가 참가한 가운데 실시됐다. 비행훈련은 24일 마무리됐고 25일 오전엔 훈련 성과를 평가하는 회의가 진행된다. 이번 훈련은 F-22 참가를 제외하면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실시됐다. 군 관계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훈련 마지막 날은 비행훈련 없이 종료 회의를 연다”고 말했다.

F-22 8대는 정비 절차를 거친 뒤 이번 주말부터 순차적으로 미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로 복귀할 계획이다. 북한은 레이더망을 뚫고 침투해 핵, 미사일 기지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F-22의 한반도 전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특히 이번 맥스 선더 훈련을 거론하며 대북 제공권 장악과 선제타격을 위한 훈련이라고 맹비난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북한은 향후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역시 그대로 지켜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방어적, 정례적 성격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북측은 판문점 선언을 근거로 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남북이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합의문에 위배된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군 안팎에서는 8월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고비라는 말도 나온다. UFG는 통상 미 전략자산 전개가 이뤄지지 않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연습(CPX)이지만 북한은 UFG에 반발하며 대남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지를 요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 전략자산은 B-2, B-52, B-1B 폭격기와 핵추진 잠수함 및 항공모함 등이 포함되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는 종전선언 또는 북한의 비핵화 검증 단계에서 일부 조정될 여지가 있다. 내년 봄 열리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훈련(KR), 독수리 연습(FE) 기간이 북한의 비핵화 검증 시기와 겹칠 경우 훈련 일정 조정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미 전략자산 전개는 북한 도발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했다. 당초 이번 맥스 선더 훈련과 별개로 한반도 전개 예정이던 미국의 장거리 폭격기 B-52는 이번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지 않고 한반도 남단을 비행한 후 돌아갔다.

다만 군 안팎에선 전략자산 전개 여부를 놓고 한·미 양국이 엇박자를 낼 경우 동맹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뿐 아니라 대중국 견제를 위한 목적 등 철저히 계산된 전개 계획에 의해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으로 보내왔다. 군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과정에서 안보 상황 관리는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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