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독교 변증가이자 베스트셀러 ‘저항(Impossible people)’의 저자로 잘 알려진 오스 기니스(Os Guinness)는 이런 물음에 “영적 전쟁을 치를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다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가 말한 무기는 초자연적인 섭리에 대한 믿음과 현상의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시야다.
기니스는 G&M글로벌문화재단(대표 문애란) 주최로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이 시대가 당면한 도전과 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크리스천의 자세를 역설했다. 그는 ‘발전된 현대성(advanced modernity)’을 인류 역사상 교회와 성도가 겪어온 그 어떤 핍박과 위기보다 위협적인 요소로 꼽으며 특유의 변증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현대성이 위협적인 이유는 기독교를 금지하고 믿는 자를 핍박하는 식의 공격보다 더 은밀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현대 사회는 권위마저도 자유와 선택 앞에 힘을 잃습니다. 무한하게 주어진 선택의 자유가 교회와 설교자, 복음마저 쇼핑몰 진열대 위의 선택 품목으로 전락시킨 것입니다. 또 현대성은 ‘보이지 않는 것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조의 절정을 보여주며 영적세계와 신앙을 구시대적인 것으로 폄하합니다.”
기니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과학자들이 하나님보다 더 놀라운 창조 세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담은 책 ‘호모데우스’가 베스트셀러로 팔리는 시대”라며 “서구교회는 현대성에 굴복해 하나님과 말씀에 대한 권위를 잃은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교회와 해외 한인교회의 기도 열정과 초자연적인 섭리에 대한 믿음은 놀라울 정도”라며 “신학자들이 현대성의 도전에 맞설 ‘키 플레이어’로 한국교회를 꼽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참석자들이 오디오북으로 제작된 ‘저항’의 한 대목을 함께 듣고, 기니스의 강연 후 질의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연 시작과 끝마칠 때엔 ‘오디오 드라마’로 제작된 성경구절을 묵상했다.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16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질의응답 시간에 한국교회 성도로서 겪는 현실적인 고민을 쏟아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최첨단 기술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질문이 나왔다.
기니스는 ‘인간의 존엄성’을 키워드로 제시하며 설명했다. 그는 “크리스천은 무신론자, 불교도, 힌두교도 등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는 존재”며 “이와 더불어 진화하는 기술의 윤리적 활용에 대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판단력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미디어 산업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질문도 나왔다. 기니스는 “진리가 없는 언론은 단지 소문만 만들어내는 물레방아와 같다”면서 “크리스천 언론이 ‘무엇이 진리인가’를 끊임없이 고찰할 때 정보의 왜곡이 줄어들고 진실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