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HOME  >  시사  >  여행

[이제는 지방시대-대원플러스그룹] 송도 해상케이블카 복원… ‘부산관광’ 새 길을 열다

입력 2018-05-23 05:05:03
부산 송도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송도해상케이블카의 야경. 대원플러스그룹은 많은 기업이 사업성이 없다며 주저하던 시기에 과감하게 해상케이블카 사업에 참여해 부산지역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었다. 대원플러스그룹 제공
 
대원플러스그룹이 2008년 분양한 세계 최고층 주거복합건물 두산위브더제니스의 모습이다. 대원플러스그룹 제공
 
대원플러스그룹 최삼섭 회장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관광지도가 바뀌고 있다.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송도해상케이블카가 부산 관광의 새 랜드마크로 급부상하면서 생긴 변화다.

국내 마이스(MICE) 산업과 관광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대원플러스그룹과 부산 서구는 지난 여름 송도해수욕장을 찾은 관광·피서객이 1060만명으로 1913년 해수욕장을 개장한 이래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22일 밝혔다. 그동안 최대 900여만명에 그쳤던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6월 운행을 시작한 송도해상케이블카의 영향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해상케이블카 이용객은 개장 후 지난 4월말 현재까지 132만명에 달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에는 1964년부터 해상케이블카가 운행됐으나 1988년 노후화와 이용객 감소로 운영이 중단됐다. 해상케이블카는 이후 29년 만에 부산 서구가 민자사업으로 복원을 추진, 대원플러스그룹이 665억원을 들여 복원사업을 마무리했다. ‘부산에어크루즈’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송도해상케이블카는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 구간에서 운영된다. 최고 86m 높이에서 바다 위를 가로지르며 운행해 탑승객들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짜릿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빼어난 풍광도 즐길 수 있다. 해상케이블카에서 바라보는 부산타워와 남항대교, 부산항대교 등의 야경은 환상적이다. 특히 8인승 케이블카 39기 중 13기는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 아찔함을 더한다.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가장 큰 강점은 안전성이다. 전 세계 케이블카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도펠마이어사가 시공을 맡았고, 안전성이 높은 모노케이블 곤돌라 방식을 적용했다. 국내 유일의 활차 직구동 시스템, 중간 제어 시스템 등을 통해 안정성을 높였고 규모 7까지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했다.

테마파크로 더 빛난다

송도해상케이블카 주변에는 특별한 공간이 많다. 우선 국내 최초의 케이블카 전시관인 ‘도펠마이어 월드’가 눈에 뛴다. 247㎡ 규모의 전시관에는 케이블카의 역사와 과학, 미래산업 등과 관련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세계 최초의 순환식 곤돌라 모델인 빈티지 캐빈부터 도펠마이어사에서 개발한 최첨단 모델에 이르기까지 가상현실(VR)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공중그네 체험시설인 ‘VR스카이스윙’은 송도해수욕장의 새로운 관광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VR스카이스윙은 아치형 프레임(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자동 공중그네와 VR시뮬레이션을 접목시킨 것이다. 공중그네에 고글 형태의 VR 관람용 안경을 착용하고 앉으면 자동스윙과 함께 눈앞에 현실에서 보기 힘든 VR영상이 펼쳐진다. 최근 케이블카 상·하부 정류장에 설치된 티라노사우루스 등 9마리의 공룡 모형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케이블카를 형상화한 캐빈포토존과 셀카포토존, 양궁체험, 조약돌을 테마로 한 국내 유일의 아트가든과 징검다리가든 등 테마공간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앞장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소외된 이웃을 대상으로 무료 탑승을 지원하고 있다. 또 소외계층을 위한 장학금 및 성금 기탁, 경로잔치, 쌀 기부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 중이다. 송도트리문화축제와 부산고등어축제, 부산국제비치사커대회를 비롯한 서구 관내의 축제 지원은 물론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광고제, 가족마라톤대회 등 크고 작은 부산의 대표적인 축제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서구장학회에 5000만원을 기탁한 것을 시작으로 서구사랑의띠잇기 봉사단 후원회를 통한 장학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의 협약을 통해 매월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무료 탑승을 지원하는 한편 지난해 12월부터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나눔의 날로 지정해 이날 탑승객 1인당 100원씩의 기부금을 조성해 저소득층 아동에게 전달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의 일등공신

송도해수욕장 내 A식당의 경우 지난해 해상케이블카가 운행되기 전까지 주인 김모(60)씨 외에 2∼3명의 직원들이 일했다. 해상케이블카 운행 후에는 직원들이 20여명으로 늘었다. 주말과 휴일은 물론 피서철에 찾아오는 관광·피서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 때문이다.

박극제 부산 서구청장은 “송도해수욕장 개장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해상케이블카 사업에 많은 기업들은 사업성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대원플러스그룹이 미래를 믿고 과감하게 참여해줘 서구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송도해상케이블카 최효섭 대표는 “인근 식당과 모텔 등의 간접고용 인원이 6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케이블카를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변 지역 상가는 물론 인근 자갈치시장과 남포동까지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추고도 관광 콘텐츠가 부족했던 부산에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관광인프라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삼섭 회장 “우리가 미래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관광산업 총력”

‘우리는 미래를 만든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대원플러스그룹 최삼섭(사진) 회장의 집무실에는 이 같은 사훈(社訓)이 걸려 있다. 최 회장은 2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훈에 대해 “직원들이 미래 비전을 가지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한다는 의미”라며 “부산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전 임직원들이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원플러스건설은 부동산컨설팅과 주택건설에 이어 마이스(MICE)산업과 관광산업에 진출, 국내외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에서 2008년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는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건축물이다. 각각 70·75·80층으로 구성된 이 초고층 주거복합건물에는 1788가구가 살고 있다. 초고층 주거복합건물 분야 세계 최고(299.9m) 기록을 보유한 건물이다.

초고층 건물이지만 화재나 지진 등에 대한 안전성에서 한국 건설사에 남을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6년 10월 남해안을 강타한 태풍 ‘차바’가 몰고 온 거대한 폭풍해일로 3∼4m의 파도가 방파제를 넘으면서 인근 상가와 도로가 쑥대밭이 됐지만 이 건물은 방수문 등 침수 대비 설계가 반영돼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같은 시기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도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두산위브더제니스는 규모 6 이상에도 견디도록 설계돼 영향이 없었다.

이 회사가 최근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은 관광산업에서의 역할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개장한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부산 관광의 지도를 확 바꿨다.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해상케이블카 만으로 직접고용 150명, 간접고용 6000여명을 이끌어낸 것이다.

해상케이블카 개장 효과가 더해지면서 송도해수욕장의 관광객은 그동안 연간 900만명 안팎에 머물다 지난해 1000만명을 넘었다. 해수욕장 내 식당의 종업원 채용이 늘어나는 등 간접고용 효과도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상케이블카가 인근에 있는 ‘한국의 마추픽추’ 감천문화마을과 어우러져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요즘 수년째 흉물로 방치됐던 황령산 실내스키장 스노우캐슬을 테마파크로 개발 중이다. 또 국내 특정 지역에 해양레저와 마리나, 호텔, 컨벤션 시설을 갖춘 명품 마이스단지를 추진 중이다.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과 주(駐)부산 스페인 명예영사를 맡고 있는 최 회장은 “마이스산업과 관광산업 투자는 부산은 물론 대한민국이 모두 잘 살 수 있는 미래 먹거리 개발”이라며 “지자체는 물론 민간단체들도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