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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김정은 체제 보장+한국형 경제 모델’… 北 비핵화 ‘트럼프 방식’

입력 2018-05-19 05:05:04


“합의 땐 김정은 강력한 보호받을 것” 평화협정·북미수교 등 의미인 듯
‘리비아 방식’ 적용 않겠다고 분명히 해… 北의 최근 태도 돌변엔 ‘중국 입김’ 의심
中, 단계별로 동시·일괄적 해결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난기류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이른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트럼프 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김정은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북한 경제의 성장모델로 한국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리비아 방식’을 북한에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작심한 듯 북한 문제를 언급했다. “두고 보자”며 발언을 자제했던 전날과 달리 북·미 정상회담 진행 과정과 비핵화 협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제법 길게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려 합의가 이뤄진다면 김정은은 매우 행복해할 것”이라며 “김정은은 매우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될 것(he’ll get protections that would be very strong)”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보호’가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북·미 수교와 동북아 다자협정 등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을 위한 여러 장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안전 보장과 관련해 우리는 서로 많은 것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한미군을 감축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한 리비아 모델은 결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비아 모델에는 리비아의 지도자 카다피를 보호하는 장치가 없었다”며 “이를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카다피와 달리 쫓겨나는 일이 없을 것이고, 북한을 통치하게 될 것이고 북한은 매우 부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 성장 모델로 한국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은 매우 근면하다”며 “한국을 보면 한국 사람들이 성실하고, 놀라운 국민들이라는 점에서 이것(북한의 경제성장 모델)은 한국모델”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투자가 이뤄지고 무역이 개방되면 북한도 남한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보도된 것과 달리 북한은 지금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어디서 어떻게 만날 것인지 등 세부적인 장소 문제를 계속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돌연 ‘맥스 선더’ 훈련을 트집 잡고 북·미 정상회담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태도를 바꾼 배경에 중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도 드러냈다.

한편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안보 우려를 중시하면서 해결을 원하는 미국의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단계별로 동시에 일괄 원칙하에 한반도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리고 매 단계에서 관련국들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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