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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과학] 지구 자기장과 태양풍

입력 2018-05-17 05:05:03
태양풍 막는 자기장 개념도. 나사 제공


지구는 거대한 자석이다. 지구 내부의 유체 흐름이 코일에 흐르는 전류처럼 작용하는 전자석이다. 지진파로 분석한 결과 지구는 가장 안쪽에 철, 니켈로 구성된 내핵과 외핵, 그 바깥에 유동성 고체인 맨틀, 맨 바깥에 지각이 있는 구조이다. 지구 내핵은 6000도 정도로 매우 뜨거운 고체 상태인데, 이 에너지를 차가운 맨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액체 상태인 외핵에서 대류가 발생한다.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식으면 다시 아래로 내려오는 현상과 동일하다. 그런데 이 대류는 지구 자전 때문에 자전축 방향으로 정렬되려는 성향이 있다. 그 결과 외핵에는 자전축을 따라 회전운동하는 대류 기둥들이 만들어지고, 이 기둥을 따라 남북 방향으로 정렬된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 자기장은 매우 강력해서 지상 9만㎞까지 영향을 끼친다. 자기장 덕분에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태양은 수소핵융합에 의해 생성된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에서 흑점과 플레어를 유발하는 폭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태양 표면으로부터 수소이온, 헬륨이온 등 전기를 띤 입자들이 초속 수백㎞의 속도로 뜯겨 나오는데 태양풍이라고 한다. 지구까지 빠르면 하루 이틀에 도달한다. 태양풍이 지구 대기권을 침입한다면 지구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오존층은 파괴되고 엄청난 자외선이 지구로 쏟아지며, 대기층을 우주공간으로 꾸준히 날려버린다. 결국 대기압은 낮아지고 물은 증발해버리고 생명체는 살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다. 하지만 태양풍은 대기권을 뚫고 들어오지 못한다. 바로 강력한 자기장 덕분이다. 전기를 띤 태양풍이 지구 상공에 진입하면 자기장 영향으로 진행 방향이 왜곡된다. 지구 상공 수천∼수만㎞에서 지구를 우회해서 벗어나고 대기권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극히 일부만이 남극과 북극 상공에서 대기권에 침투해 플라스마를 생성하는데 이것이 오로라다.

이남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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