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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윙어→투톱, 진화하는 권창훈… 신태용호 ‘희망’

입력 2018-05-14 05:10:02
디종 공격수 권창훈이 13일(한국시간)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릴과의 2017-2018 시즌 프랑스 리그앙(1부 리그)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11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디종 홈페이지


미드필더서 윙어·공격수로 변신… 저돌적인 공격 이은 슈팅 일품
러월드컵 앞둔 신태용호에 희망


지난해 1월 프랑스 리그앙(1부 리그) 디종에 입단한 권창훈(24)은 지난 시즌 8경기(2선발)에 출전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하지만 리그앙에 적응한 이번 시즌엔 무서운 기세로 골을 쏟아내고 있다. 시즌 11호 골을 터뜨렸다. 권창훈이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미드필더 출신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권창훈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비상에 걸린 ‘신태용호’에 희망의 빛을 밝혀 주고 있다.

권창훈은 13일(한국시간)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릴과의 2017-2018 시즌 리그앙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전반 11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비록 팀은 1대 2로 패했지만 권창훈은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시즌 11호 골을 기록했다.

권창훈은 훌리오 타바레스와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11분 권창훈은 혼자 힘으로 골을 뽑아냈다. 중원에서 상대 수비수를 강하게 압박해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도록 유도했다. 상대 골키퍼가 페널티지역 밖으로 나와 킥을 날리자 권창훈은 저돌적인 태클로 공을 가로채 가벼운 왼발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2013 시즌 K리그 수원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권창훈은 그 시즌 8경기 0골에 그쳤고, 2014 시즌엔 20경기 1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2015 시즌 35경기에 출장해 10골을 넣은 것이 최다 골 기록이다. 권창훈의 득점 본능은 오히려 리그앙에서 발휘된 셈이다.

권창훈이 디종으로 이적한 뒤 골잡이로 변신한 것은 포지션 변경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수원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권창훈은 디종에서 측면 윙어로 뛰었다. 올리비에르 달로글리오 디종 감독은 왼발잡이인 권창훈을 오른쪽에 배치해 안쪽으로 치고 들어와 슈팅하는 플레이를 요구했다. 생소한 포지션이었지만 금세 적응하며 골을 쓸어 담았다. 그러자 달로글리오 감독은 지난달 29일 보르도와의 경기부터 권창훈을 최전방 투톱 공격수로 내세웠다. 권창훈은 공격수로 나선 두 번째 경기인 갱강전에 이어 릴전에서도 골 맛을 봤다.

권창훈이 투톱 경험을 쌓은 덕분에 신태용호는 공격에서 다양성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우선 권창훈은 대표팀의 4-4-2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를 맡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손흥민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 또 손흥민과 투톱을 이룰 수 있으며 필요할 땐 손흥민, 황희찬과 사실상의 스리톱을 형성할 수도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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