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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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이거나 먹고 떨어져라

입력 2019-06-25 00:05:01


성경에 나오는 예후는 하나님 말씀에 따라 악한 왕 여호람과 그의 어머니 이세벨, 그리고 바알 선지자까지 없앤 북이스라엘의 장수였습니다. 그런 예후를 하나님은 정직한 일을 했다고 칭찬하시면서 북이스라엘의 왕으로 만드셨습니다. 하지만 그는 28년간 북이스라엘을 다스리면서 변했습니다. 처음처럼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섬기지 않았습니다. 본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러나 예후가 전심으로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율법을 지켜 행하지 아니하며 여로보암이 이스라엘에 범하게 한 그 죄에서 떠나지 아니하였더라.”(31절)

예후가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율법을 지키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전심으로 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필요하면 우상숭배도 했습니다. 여로보암이 누구입니까. 북이스라엘의 초대 왕입니다. 그는 절기 때 백성들이 예루살렘으로 내려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벧엘과 단에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기게 했습니다. 우상숭배를 했습니다. 더구나 하나님 없는 자신의 왕국을 세우려 했습니다.

예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권이 안정되자 하나님의 간섭을 받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예후 자신이 다스리는 이스라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상도 받아들입니다. 여로보암의 죄를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모습이었습니다.

예후는 결국 하나님께 정직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악한 왕이 됐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십니다. 30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예후가 왕이 될 당시 행했던 정직한 일을 기억하셔서 예후 왕조 4대를 허락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예후에게 이르시되 네가 나 보기에 정직한 일을 행하되 잘 행하여 내 마음에 있는 대로 아합 집에 다 행하였은즉 네 자손이 이스라엘 왕위를 이어 사대를 지내리라 하시니라.”(30절)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왕이라고 평가받고도 어떻게 보면 세속적인 축복을 받는 데 머문 것입니다.

서울 강남에 고급 아파트 몇 채를 가진 부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재산을 나눠주겠다며 두 아들 부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갖고 있던 아파트를 두 아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대신에 6개월은 큰아들 집에, 6개월은 둘째 아들 집에 머물겠다고 했습니다. 처음 6개월 동안 큰아들 내외는 아버지를 잘 모셨습니다. 아버지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작은 아들도 잘 모셨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해 큰아들 집에 갔을 때는 대접이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작은 아들은 한결같았습니다. 3년차 때는 큰며느리가 눈치를 줬습니다. 그래서 도저히 머물 수 없었습니다. 작은 아들 내외는 여전히 아버지를 잘 모셨습니다. 3년 후 아버지가 두 아들 내외를 다시 불렀습니다. “사실은 지방에 땅 3000평이 있다. 그 유산은 둘째에게 주겠다”고 했습니다. 처음과 똑같이 한결같은 모습을 보일 때 은혜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주님 앞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처음 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잘하는 건 더 중요합니다. 내 인생의 마지막까지 순종의 열매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순종한다며 살았지만 천국에 갔을 때 생명책에 자기 이름이 없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입니까. 지금의 은혜와 행복에 만족하지 말고 하나님 섬기기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항상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신앙생활이 한결같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연약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도우십니다. 한결같이 하나님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성령 충만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의지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박태언 목사(부산 부평교회)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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