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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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배신당했을 때

입력 2019-06-13 00:05:01


요즘 의리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목적을 위해서 무엇이든지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믿는 사람이 배신합니다. 이런 상처를 받으면 사람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사라집니다. 트라우마가 생깁니다.

다윗은 고난을 많이 겪었습니다. 장인인 사울왕에게 쫓겨 다녔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압살롬에게 권력을 뺏겼습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 탄식하며 기도합니다. ‘하나님 내 기도에 귀를 기울여 주소서 내가 간구할 때에 숨지 마소서.’

다윗 주변에는 적이 많았습니다. 시편 52편 배경은 에돔인 도엑이 사울에게 이르러 다윗이 아히멜렉의 집에 왔다고 그에게 말하던 때입니다. 다윗이 사울을 피해 아히멜렉의 집에 숨어 있을 때 도엑이 밀고했습니다. 도엑은 큰 보상을 받았을 것입니다. 시편 54편은 다윗이 ‘십’ 광야에 숨었을 때 그곳 사람들이 사울에게 다윗의 거처를 밀고한 사건이 배경입니다. 밀고한 이들은 다윗과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다윗의 거처를 고자질합니다. 다윗은 이러한 주변의 적과 원수들 때문에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얼마나 답답하고 두렵고 괴로웠을까요. 죽음의 그림자가 점점 다가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아픔과 고통은 바로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의 배신이었습니다. 그에게 비수를 꽂는 사람은 가장 가까이에 있었던 동료요 친구였습니다. 한때는 같이 뛰어놀고 어린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였습니다.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꿈을 키우며 우정을 나누었던 둘도 없는 친구들, 게다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친구들이 어느 날 갑자기 원수로 변한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사기를 당하면 본인이 어리석어서 그렇다고 자신을 탓하면 됩니다. 그런데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몇 배, 몇 십 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아첨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들의 말은 기름보다 유하나 실상은 뽑힌 칼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자신들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지도 않습니다. 예수님도 이런 배신의 아픔을 당하셨습니다. 제자인 가롯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했습니다. 수제자인 베드로는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부인했습니다. 이처럼 배반당하고 부인당했기 때문에 우리의 아픔과 고통을 잘 아십니다. 그래서 오늘 그런 아픔 속에서 부르짖는 우리의 소리를 들어주십니다.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며,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현실 속에서 믿었던 사람들 때문에 실망했다면, 사람들 때문에 깊은 상처를 받았다면 예수님께 나아가십시오. 가장 가까운 친구들이 배신하고 떠났다면, 그것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지 마시고 그 상처 그대로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재판장에게 억울함을 끈질기게 호소했던 과부와 같이 하나님께 간구하시기 바랍니다(눅 18:1).

성도 여러분, 기도밖에 없습니다. 배신당한 아픔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은 기도뿐입니다. 기도로 하나님의 위로를 얻어야 합니다. 어차피 내가 이길 수 없는 문제라면 그 무거운 마음의 상처와 아픔의 짐을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주님은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가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원히 허락하지 아니하시리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을 붙잡아 주실 것입니다. 의로운 사람의 아픔과 고통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믿을 대상은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하나님께 구할 때 주님의 피 묻은 그 손길이, 그 따뜻한 손길이 주님 앞에 나온 당신을 만져주실 것입니다.

박명준 의성 현산교회 목사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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