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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추수감사주일 뉴욕 한인 취약계층 찾아 예배 동참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

입력 2022-11-22 12:04:42
(앞줄좌측부터)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부인 김숙희 여사가 이철희 뉴욕농아인교회 담임목사 외 성도들과 함께 추수감사주일을 기뻐하고 있다. 

20일 뉴욕농아인교회∙더나눔하우스 찾아
다민족 농아인 성도들과 추수감사주일 예배
“선한 싸움 다 싸우고∙∙∙믿음지키는 성도되길” 


추수감사주일을 맞아 한국의 한 유명정치인이 장애를 딛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성도들과 또 집이 없어 떠돌던 노숙인들을 잇따라 찾으며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사랑의 기쁨을 전해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추수감사주일인 20일, 뉴욕농아인교회(담임:이철희목사)를 찾은 주인공은 대한민국 제45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낙연 전 총리. 부인 김숙희 여사와 함께 주일 이른아침 부부동반으로 농아인들이 모여 예배하는 한 작은 예배처소에 들어섰다. 이 전 총리는 부인 김숙희 여사와 함께 고향인 전남 영광에 있는 영광중앙교회와 서울 반포동의 신반포중앙교회에 출석하는 독실한 신앙인으로 알려져 있다. 
 
추수감사주일인 20일, 뉴욕농아인교회 예배처소를 찾은 (앞줄우측)이낙연 전 총리와 부인 김숙희 여사가 기도하고 있다. 

뉴욕농아인교회는 한인을 포함해 다민족 20여 개국 출신 농인 70여명이 예배하며 신앙으로 양육받는 영적 교제 장소. 올해로 14주년이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날 예배 중 “농인교회 예배 참석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대표기도 하신 집사님과 찬양하신 집사님의 간절한 호소에 놀라움과 감동을 받았다”고 조용히 인사했다. 이 전 총리의 모든 메시지는 이철희 담임목사의 수화통역으로 전달됐다. 

이어 이 전 총리는 자신이 신앙의 길로 들어서게 된 이유를 “외아들의 목숨 건 수술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철희 뉴욕농아인교회 담임목사 부부와 이낙연 전 총리 부부가 함께. 

“(2003년 10월)서울에서 제 외아들이 목숨 건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들이 수술실에 들어간 때는 아침 8시. 새벽이른 시간에 전남 영광에서부터 아이의 외할머님과 목사님, 성도님들 10여명이 오셔서 수술실 밖에서 간절히 기도할 때 눈만 멀뚱멀뚱 뜨고 천장만 보고있는 아비인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비참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간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목사님과 성도들이 하는 기도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알게됐다”고 말하며 “그 때부터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교회에 나가게 됐다”고 당시의 아픈 심경을 위로해 준 가족과 신앙인들의 기도능력을 증거했다. 
 
뉴욕농아인교회 성도들은 출신국가를 '국기'를 통해 표시한다. 한국인과 필리핀인이 각기 자신의 국기를 들고 이 전 총리와 섰다. 

이 전 총리는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에 관한 신앙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 전 총리를 정계에 입문하도록 한 정치계 스승이요 멘토.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신군부에 의해 받은 사형선고와 이를 극복한 과정의 이야기를 꺼냈다. 

“김대중 선생께서 사형선고를 받고 옥중에 계실 때 부인 이희호 여사님은 남편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냅니다. 그 편지에는 이사야서 41장10절 말씀이 적혀있었습니다. ‘두려워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김대중 선생님은 그 말씀을 붙잡았고 그로부터 17년 후 대통령이 되셨습니다. 또 노벨평화상도 받으셨습니다.”

이 전 총리는 마지막으로 “저와 여러분 마음 속이 이 성경말씀을 깊이 간직하길 바란다”면서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여러분들과 함께 믿음을 지키는 신앙인이 되길 다짐한다”고 인사말을 맺었다. 
 
한인노숙인 돌봄쉘터 '더나눔하우스'를 방문한 (앞줄가운데부터)이낙연 전 총리, 대표 박성원목사, 이철희 뉴욕농아인교회 담임목사.

이날 예배에 이어 뉴욕농아인교회 다민족성도들 그리고 일부 성도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은 이 전 총리는 오찬직후 한인 노숙인 돌봄쉘터 ‘더나눔하우스’(대표:박성원목사)를 찾았다. 

더나눔하우스는 플러싱 150가 34에비뉴의 기존주택에서 나온 상태. 리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임시로 플러싱 163가의 한 건물로 거주공간을 옮긴 상황이다. 예전보다 훨씬 비좁은 가운데 집기들 조차 보관할 공간이 없어 노숙인들의 생활은 매우 열악하다. 

이날 이낙연 전 총리는 대부분 서류미비자인 이들 한인 노숙인들의 형편을 둘러보았으며 예배와 신앙생활 그리고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재활의지를 다지고 있다는 대표 박성원목사의 소개를 경청하고 격려했다. 

이 전 총리는, 저녁시간 뉴욕인근 한인목회자들과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한인교계와 이민사회 소식에 대해 대화하고 뉴욕의 바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올해 6월7일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Visiting Scholar) 자격으로 도미해 한반도평화와 국제정치를 연구하고 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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