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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사막동굴서 그리스어로 된 1,900여년 전 성경사본 조각 발굴

입력 2021-03-18 04:00:26
이스라엘에서 발견된 2세기 추청 성경사본 조각들<이스라엘 문화재청=연합뉴스>


이스라엘 문화재청 소속 발굴팀 탐사
20여개 스가랴서 ∙ 나훔서 양피지 조각들
3차 유대전쟁 ‘바르 코크바 반란’(132-135)중 숨긴 것 ‘추정’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이 예루살렘 인근 사막동굴에서 1천9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그리스어의 성경사본 조각들을 찾았다고 이스라엘 문화재청의 발표를 인용, 16일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지난 2017년부터 유대광야 동굴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작업을 추진한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이날 그리스어로 적힌 20여개의 양피지 조각을 분석한 결과 구약성경의 스가랴서와 나훔서 일부였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 새로 발굴된 2세기 추정 성경사본 조각<로이터=연합뉴스>


이어 이 조각은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 결과 1천9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사해문서는 1940-1950년대 사해 서안의 쿰란 동굴에서 나왔으며, 연대는 기원전 3세기부터 1세기 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발굴된 성경 조각 가운데 이사야서가 가장 완벽히 보존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2세기 경 성경사본이 발견된 이스라엘 인근 사막동굴을 향해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 발굴팀. 80m 아래에 동굴입구가 있어 도굴범들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연합뉴스>


이 당시 사해문서가 발견된 동굴은 1960년대 발굴과정에서 40여구의 유골이 한꺼번에 발견되면서 그곳을 ‘공포의 동굴’로 불렀으며, 고고학자들은 그 동굴의 위치가 로프를 타고 80m가량 내려가야만 하는 험난한 곳에 있어 도굴범들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었다.  

발굴팀은 이번에 구약성경 사본 외에도 1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완벽한 형태의 바구니와 6천년 전 죽은 것으로 보이는 아동의 사체도 찾아내 동굴 안에 그것들이 어떤 이유로 성경 조각들과 함께 있게 됐는지 의문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발굴탐사에서는 그리스문자로 쓰인 구약성경 사본조각 외에 1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바구니도 발굴됐다. 발굴팀이 들고 있는 1만년 전 바구니. <이스라엘 문화재청=연합뉴스>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은 이번에 발견된 구약성경 조각들이 로마제국에 대항한 유대민족의 저항운동인 ‘바르 코크바 반란’(132-135년) 당시 이 동굴에 숨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르 코크바 반란은 세계교회사에서 제3차 유대전쟁으로 분류되고 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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