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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대전환 불가피…"지역사회 안으로 들어가라"

입력 2019-10-11 12:14:19
‘선교적 교회 컨퍼런스 2019’ 미셔널처치 네트웍 형성 강조하고 9일 폐막
 
CRM/NOVO의 데이빗 짐머만박사와 롭핫템박사가 강의 도중 모두를 위해 축복기도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선교적 교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리더십과 사역의 기능들을 안내하고 코칭을 한다.


한국의 국민일보와 교회성장연구소, 뉴저지 필그림선교교회, 한국의 만나교회가 공동 주최한 ‘선교적 교회 컨퍼런스 2019’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일정으로 뉴저지 베다니연합감리교회(담임:이기성목사)에서 개최돼 한인/한국교회의 목회체질 개선 방안으로 ‘선교적 교회’가 대안모델로 제시됐다. 한국에서 국민일보 조민제 회장, 박종순목사, 김병삼목사 등 목회자 30명을 포함, 한인교회 목회자 50여명 등이 참여한 이번 ‘선교적 교회 컨퍼런스 2019’의 주요내용을 <상>왜 선교적 교회인가 <하>선교적 교회의 내용들을 제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하>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의 내용들

향후 10년 후 한인 이민교회의 모습을 전망하는 목회자들은 영어권으로 편입된 젊은층의 이탈로 한인교회 안에는 젊은층 없이 고령화 추세가 빨라질 것으로 파악한다. 한국교회의 10년 후 미래모습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또 젊은층의 출산기피 현상까지 더해져 한국교회 역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선교적 교회론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주장이 실천신학자들과 목회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선교적 교회 컨퍼런스 2019’는 이같은 시대의 흐름을 목회현상에 빠르게 적용하려는 교회컨설팅 전문기관인 ‘교회성장연구소’를 중심으로, 실험적인 목회를 주저하지 않는 만나교회 김병삼목사와 교회건물 포기를 불사하고 동성애반대를 외치며 광야목회를 거치면서 자연스레 선교지향성 목회로 전환한 뉴저지필그림선교교회 양춘길목사 등이 마련한 자리이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선교적 교회의 이론가인 풀러신학교 싱글톤박사도 강연자로 참석해 선교적 교회의 기능과 전환기의 주의할 점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민교회, 1.5~2세대 영어권 흡수돼 규모 점점 위축
한국교회, 젊은층 이탈과 출산율 저하로 동일한 상황
“지역공동체로 다가가는 목회구조로 개편만이 살 길”


이번 컨퍼런스 마지막 날, 강좌를 맡은 목회컨설팅 전문기관인 CRM/NOVO는 선교적 교회로 전환하고자 하는 교회를 돕고 특히 전환과정에서 목회리더십의 기능과 성격을 코칭하는 등 선교적 교회의 가능성을 꽤 오래전부터 주창하던 단체로 알려져 있다.

CRM은 Church Resource Ministries로, 우리말로는 ‘교회자원사역’이고, NOVO는 ‘새롭게 하다’(Make New)의 라틴어이다. 명칭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교회가 갖고 있는 자원을 통해 무엇인가를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교회가 소유한 자원을 지역공동체로 환원을”

이날 이 단체에서 사역하는 데이빗 짐머만 박사와 롭핫템박사는 복음을 전해서 결신한 성도를 교회의 일꾼으로 세우는 것이 기존 전통적인 방식의 목회라고 한다면, 이제는 그 교회가 갖고 있는 다양한 자원들, 이를테면 재정과 비치된 가구들, 심지어 하이텍 엔지니어와 일반 성도들까지 포괄해서 교회가 있는 지역사회 그리고 더 나아가 도시와 국가와 민족, 다른 인종과 다른 민족들을 대상으로 사용하여 결신자를 얻는 사역을 소위 '선교적 교회'라고 설명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박종순목사는 미주지역 목회자들과 선교적 교회모델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갖는 등 목회전반에 대해 대화했다. 
 
한국에서 온 목회자들도 자리를 함께하며 목회현장의 고충과 전환기의 문제들을 논의했다. 


이같은 사역의 종류는 병든 자, 가난한 자, 홈리스, 고독한 자, 중독자, 부와 명예를 가진 자 등 물질 외에 정신적이고 심리적이며 영적인 모든 영역에 걸쳐있다고 강조한다. 

CRM/NOVO가 이같이 선교적 교회를 주창한 데는 미국 기독교계 설문조사기관인 ‘바나리서치’가 발표한 자료가 뒷받침하고 있다. 바나리서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구의 20~30%만이 교회가 주일에 행하는 일들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머지 70~80%는 주일에 교회가 하는 일을 무관심하거나 이해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결과를 갖고 CRM/NOVO는 “시대가 흐를수록 교회와 사회의 간격은 점점 멀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즉 교회가 아무리 복음전도를 해도 사회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지역사회의 필요를 교회공동체가 채우라”

이에따라 이 단체는 교회 안으로 집중된 모든 사역의 방향을 교회 밖, 즉 복음의 대상자인 사람들이 애착을 갖고 살아가는 지역사회와 국가, 민족으로 돌림으로써 교회/사회의 간극을 최대로 좁혀 교회의 영혼구원 사역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기존의 교회구조를 전면 개편할 것을 벌써부터 강조하고 있다. 
 
만나교회 김병삼목사는 이번 컨퍼런스를 공동주최하며 선교적 교회로 전환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인식했다고 밝혔다. 
 
컨퍼런스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성찬을 들며, 목회사역이 십자가은혜와 부활영광의 증인사역임을 재차 확신했다. 좌측부터 양춘길목사, 박종순목사, 김병삼목사


이날 강단에 선 두 강사는 “단기선교를 떠나 1~2주 동안 했던 일들을 기억해 보라”면서 “이제 교회는 지역사회와 나라, 민족, 다양한 인종들을 향해 단기선교 때 했던 그 마음과 태도, 그 당시 행했던 사역들을 조금만 더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병삼목사도 첫 날 강의를 통해 이 점을 분명히하면서 “이제는 건물로서 교회를 세워나가는 시대는 지났으며, 모이는 교회가 아니라 흩어지는 교회 개념을 확실히 습득해야 한다”며 “만약 우리가 흩어지지 않는다면 사도행전에서 그러하듯 하나님은 박해와 핍박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라도 흩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삼목사 “구조개편에 따른 반발…존중하라”

그와함께 “교회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확실하게 반발세력들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절대로 갈등을 원하지 않기에 시간이 걸리고 더디더라도 설득하고 가르치고 교육하고 경험하도록 하여 모두가 교회구조 전환이라는 대사명을 잘 완수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번에 참가한 목회자들은 그룹별로 토론하며 서로의 목회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 등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는 목회자들의 모임이라는 네트웍을 잘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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