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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신장로교회 멕시코선교, "작은 어촌마을을 ‘복음 중심지’로 바꾸다"

입력 2019-09-11 09:53:57
지난달 5일~22일까지 17일간 멕시코 선교사역…‘희망과 미래학교’ 개교식 거행
 
효신장로교회는 10년에 걸쳐 멕시코선교를 전개하는 가운데 올해 '희망과 미래학교'를 개교하고 선교지에서 차세대 양육에 한걸음 전진했다. 선교주민들이 학교 강당을 가득메워 어린이들을 앞쪽 강단에 앉게했다. 메시지를 전하는 문석호목사(우측)와 통역하는 유원재 선교사 


멕시코의 한 어촌마을이 멕시코 거주 한인후손을 비롯 멕시코의 십대들을 위한 교육과 문화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곳에서는 예배를 중심으로 한 성경공부와 한글교육 및 영어, 한국문화와 예절교육 등 차원높은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5일부터 22일까지 멕시코에서 단기 선교활동을 벌인 35명의 효신장로교회 선교팀은 한인후손들과 멕시코 현지인 및 십대들을 위한 ‘희망과 미래학교’ 개교행사를 포함해 광복 74주년 기념식 및 한국문화 예술 공연 그리고 각 마을에서 전개된 의료지원 및 복음전도 찬양집회 등 17일 간의 선교사역을 멕시코의 작은 어촌마을인 ‘참포톤’에서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다.  
 
멕시코 참포톤 지역 시장 경찰국장 군인 등 고위직들이 현지주민들과 함께 참석해 개교를 축하하고 있다. 


이번으로 38차를 맞은 멕시코 사역 전체일정을 이끌고 돌아온 효신장로교회 문석호 담임목사는 “2008년부터 시작한 멕시코선교사역의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고, 앞으로 철저한 기독교가치관으로 교육받아 성장하고 배출될 십대 멕시코 청소년과 한인후손들의 미래를 상상해보니 가슴이 뛴다”면서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성실하게 기도와 물질 그리고 시간을 들여 몸으로 헌신한 효신장로교회 성도들의 적극적인 후원에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멕시코 캄페체 주 참포톤지역에 교육시설 집중 투입
5년동안 연 3~4회 선교팀 방문해 땅파기 우물작업 등
참포톤 지역 시장 경찰국장 등 고위공무원 대환영

 
효신장로교회 담임 문석호 목사. 


문 목사는 이어 “아직 희망과 미래학교는 시설측면에서 보완될 사항이 많다”면서 “전력공급을 더 보충해서 더운날씨에 에어콘과 냉장고 등을 보충해야 하고, 학습에 팔요한 교구재들도 충당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효신장로교회 멕시코 선교는 초기인 2008년부터 유카탄지역에서 우물파주기와 빈민구제 사역에 집중한 이래 멕시코 한인후예들이 많이 산다는 소식에 따라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한국문화와 예절을 전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2009년부터는 교육문화 사역으로 대대적인 전환을 진행했다. 

이 때 멕시코 캄페체 주의 작은 어촌마을인 ‘참포톤’을 주요사역지로 정하고, 지난 2014년부터 ‘희망과 미래학교’(Esperaza Y Futuro)를 건축하기 시작, 5년 여만인 지난달 8월 단기선교팀과 함께 개교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다.
 
이번에 개교를 맞은 '희망과 미래학교' 전경. 이 곳에서는 복음전도를 포함해 성경공부와 영어, 한국문화와 한글 등을 가르치며 한민족 후손과 멕시코 다음세대를 양육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로 38차 선교사역을 감당한 효신장로교회 선교팀. 앞줄 우측 현지주민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 학교는 문석호 담임목사와 효신교회 선교팀이 일년에 서너차례 멕시코 현지에서 직접 땅을 파고, 우물도 파고, 시멘트공사 및 건축제반 일들을 현지 유원재·유은경 파송선교사와 더불어 진행한 결과여서 감격이 더하다는 설명이다.  

‘희망과 미래학교’에서는 현재 매주일 예배가 진행되고 있을 뿐만아니라 빈민가 주민과 십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과 양육이 진행되고 있다.    

효신장로교회 선교팀 실무총괄 김영창 부목사는 “성도들이 두차례에 나누어 멕시코에 들어와 총17일동안 함께 사역한 가운데, 더운 날씨에도 각자가 받은 교육대로 사역들을 분담해 진행했다”면서 “뉴욕에서는 흔히 복용하는 단순한 약품마저 이곳에서는 매우 귀한 의료품으로 분류되고 있었고, 시력이 나빠 학습의욕이 떨어진 아이들에게도 안경사역은 큰 격려가 됐으며, 색연필이나 크레파스 등도 아이들에게는 매우 값진 용품이었다”며 선교가 교훈의 시간이었음을 설명했다. 

한인후손회 비롯 멕시코 십대청소년 대상 사역
광복74주년 기념식 및 개교식, 한국문화공연 화제
안경사역, 이미용 VBS 의료사역 등 사랑실천도 

 
효신장로교회 선교팀은 이번 방문에서 멕시코 한인후손회와 함께 광복절 74주년 기념식을 가져 의미를 더했다. 맨우측 양군식 장로가 찬양을 인도하고 있다. 


특히 한인후손들과 함께드린 광복74주년 기념식에는 멕시코 참포톤시 시장과 경찰국장 등 공무원들이 대거 참석해 대한민국의 광복을 함께 축하했다는 설명이다. 

문석호 담임목사는 “작은 마을에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학교가 문을 열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큰 기쁨”이라며 “학교 공사과정과 여러 행정 협조사항이 이례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돼 하나님께 감사했다”고 수년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효신장로교회 멕시코선교는 현지 캄페체 주 한인후손회에게는 큰 격려가 됐다는 전언이다. 현지인들과 함께 살며 한국인의 외모와는 많이 다르고 또 언어와 문화 등도 잘 모르는 한인후손 5~6세인 이들은, 자신들을 위해 개교한 이 학교를 통해 민족적 자부심을 갖는다는 것. 
 
1903년 경 신문에 게재된 농부모집광고. 이 광고를 보고 전국에서 1053명이 선발돼 멕시코 행 배에 몸을 실었다는 설명이다. 
 
1900년대 초에 대한제국이 발급한 여권. 멕시코 행 배에 오른 사람들은 1910년 일제의 강제 합병이후 나라를 잃어 여권조차 무용지물돼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다.  


한일힙병 후 여권 무용지물돼 고국못가 
애니깽으로 불리우는 이들은 사실 1903년부터 1905년까지 해외에서 일하면 큰 부자가 된다는 당시 신문의 구인기사를 보고 우리나라 전국각지에서 모여 배를 탄 사람들의 후손들이다. 기록에 의하면, 1053명. 다양한 심사과정을 통해 선발된 인원이다. 

이들은 하지만 1910년 대한제국이 일제의 폭압으로 병합된 이후 귀국하고 싶어도 귀국할 수 없는 처지로 전락됐다. 멕시코로 출항할 때 발급받은 당시 우리나라 여권이 국제사회에서 무용지물이 된 것. 나라잃은 이들은 여권조차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멕시코에서 그대로 정착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국적없는 자로 떠돌이생활을 감당했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멕시코 배에 오른 당시 사람들은 한글과 성경을 배우려고 소책자를 소지했다는 설명이다. 
 
100여년전 책자가 멕시코 한인후손의 한 집에서 발견됐다. 성경의 내용을 요약해 놓고 있다. 


116년된 복음과 한국문화 다룬 책 발견
이번 멕시코 선교사역 과정에서 문석호 담임목사는 당시 교회성도로 보이는 사람들 일부가 사용하며 보관 중인 ‘성경과 복음을 담은 한글교육서’원본을 얻었다고 밝혔다. 보관상태가 온전하지 않은 이 자료는 최소 116년의 역사를 담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민자였던 한인성도들의 신앙생활과 한국문화 보전의 노력, 자녀세대를 어떻게 교육하고 양육했는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문석호 목사는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문석호 담임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선교는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현재적 순종입니다. 하지만, 실제 선교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사역들을 전개하다 보면, 선교가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복음화하는 예언자적 순종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학교를 세우고 교회를 건축하는 일련의 과정은 바로 미래복음화의 증거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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