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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현장을 듣는다 <2>] “교회지역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폭넓은 목회개발 시급하다”

입력 2019-01-18 15:41:49
국민일보USA NEWYORK <연속기획> 목회현장을 듣는다 <2>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재열목사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교회지역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폭넓은 목회개발 시급하다”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장 김재열목사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미주지역에 구성된 한인총회 가운데 최대교단으로 자리잡은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KAPC) 총회장 김재열목사는 새로 건축한 교회가 감당할 목회 미래비전을 더 구체적으로 구상하느라 최근 더 분주하다. 그리고 이제 오는 5월로 다가온 총회를 앞두고 교단 내외 정책을 정비하는데 바쁜 와중이다. 본지 특별기획 ‘목회현장을 듣는다’ 두 번째 편에서는 완숙한 이민목회자로서 미주 한인교단으로는 최대규모 교단의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재열목사(뉴욕센트럴교회 담임)를 통해 목회현장의 안팎을 들여다보고, 특히 거시적으로 한인교회 목회자들이 나아갈 미래목회의 지향점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지난해 열린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총회장에 선출된 장면


-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가 한인교단으로는 최대교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꿔말하면 한인 이민교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큰 교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총회장 임기 동안 줄곧 관심을 갖고 추진해 온 내용이 있다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우리교단 현황을 소개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목사회원만 1,250명이고 노회는 31개 노회입니다. 1978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창립총회를 열 때만 해도 총회원 32명에 노회는 5개였지요. 또 교회수는 총회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640개이고, 세례교인 70,000명에 유아세례자는 10,000명입니다. 해외에 있는 한인교단 가운데 최대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우리 교단에는 별도의 독립된 ‘세계선교회’(WMS)가 조직돼 있어서 110가정을 세계 30여 국가로 파송하고 있습니다. 본국에서도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 이민교단이 전략적인 선교를 한다는 말씀입니다. 교단소속 미군목도 24명이나 됩니다. 신학교육기관도 있습니다. 북미주와 남미지역을 포함해서 총 8개의 직영 및 인준신학교가 있어서 매년 30~40명의 목회자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우리교단은 내부에서 목회후보생을 양육해서 길러내는 소위 자생교단인 셈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KAPC교단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북미주 개혁장로교단 협의회’(NAPARC) 회원교단으로서 세계적인 개혁교회들과 신학과 신앙을 나누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KAPC교단, 세례교인만 8만여명 미주한인교단으로는 최대규모
전통적으로 보수개혁주의 신앙노선 견지하며 이단사이비 배척
다문화 다종교 존중하는 이민사회에서 힘겨운 영적전쟁 중


이런 교단에서 여러 면으로 부족한 제가 총회장 직무를 맡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리 교단은 다른 한인 이민교회에게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이는 많은 책임감이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감사하게도 저희 교단은 보수개혁주의 신학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모든 교회들이 협력해왔습니다. 이단과 사이비신학, 불순한 신앙들을 배척하며 성경을 기반으로 한 순수신앙을 고집해왔는데, 미주 한인교회들의 건전성 유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민의 땅은 영적으로 매우 긴장된 지역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특별히 미주는 다양한 민족들이 섞여살며 한 국가를 이룹니다. 대통령 선서 때 반드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는 미국정부도 미국에 사는 다양한 민족들이 갖고 있는 종교를 인정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죠. 우리나라와 달리 200여 민족이 섞여 사는 곳에서 그만큼의 종교가 있다고 가정할 때 순수기독교 신앙을 유지한다는 것은 참 긴장된 일입니다. 이민목회 현장이 다양한 종파들 속에서 얼마나 힘겨운 영적전투를 하고 있는지 이민목회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교회가 바른 성경말씀 위에 든든히 서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교회가 아무리 성장한다고 해도 사이비이단 신앙에 노출되면 큰일 아닙니까? 그동안 우리 총회가 지향해온 바른신학과 바른신앙이 이민 목회현장에서 잘 발현되도록 선배목회자들께서 하신 것처럼 살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단사이비신학의 위협에 관해 말씀하셨는데요. 한국은 최근 신천지를 비롯한 각종 비성경적이고 반사회적인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민교회 지도자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의 한국교회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민교회들 중에서 특히 미주지역의 이민 한인교회는 모국인 대한민국 교단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또 가장 직접적으로 받았습니다. 한국 신학교에서 교육받아 이민 온 분들이 대다수죠. 그러면서 이민교회는 미국장로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 목회자 대부분이 장로교 소속이기에 그렇습니다. 또 장로교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는 미국 주류교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한인교회가 가장 많이 영향을 받아온 미국 주류교단 그리고 장로교단들이 상당히 많이 변질된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는 점 때문입니다. 

동성애 문제로 한인교회들이 미국장로교단으로부터 탈퇴한다는 이야기가 가속화되고 있고, 그전부터 다원주의 경향이 짙어진다는 우려가 많아 이민교회들이 신학과 신앙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곤 했는데 불과 수년 사이에 다원주의 문제가 어느새 한인 이민공동체 안에 스며져 더이상 논란거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음으로 경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대가 바뀌면서 교회 안에 다원주의적 경향이 들어설까 싶어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교회의 대형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기업화 혹은 세속화라는 비판도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본국인 대한민국 교회들의 대형화는 세계가 인정하는 것으로, 줄곧 세속화 위기라는 논의의 대상이 되곤 했지요. 대형화된 교회가 더 큰 사역을 감당함으로써 세계교회를 이끄는 위치에 올라선 것과 반해 부정적인 측면으로 세속화의 경향을 우려하는 소리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민 한인교회도 짧은 기간에 모국교회의 성장에 힘입어 대형화된 교회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업화 경향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민교회의 성장 속에 대형화와 세속화 위험에 노출
말씀중심 순수복음 견지하는 양육, 그 어느 때보다 중요


모국교회들처럼 이민교회도 동일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이민교회는 모국과 달리 다양한 문화권을 대상으로, 혹은 ‘다양한 문화권 중의 한 문화권 기독교’로서 복음을 전하는 상황입니다. 복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성을 반드시 유지해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계승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한인예수교장로회 교단의 이번 회기 표어를 ‘내 어린양을 먹이라’로 정했던 것입니다. 순수한 영의 양식인 말씀을 먹이는 것이야말로 목회자의 본분인 것을 재확인한다는 취지이지요. 

- 다문화권 목회를 말씀하셨습니다. 본국인 한국도 최근 외국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체류하는 분들이 많아졌고, 이에 다문화가정들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더구나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는 이슬람교의 포교는 기독교, 불교, 가톨릭 중심으로 구성됐던 한국사회 종교지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다문화권 사회 속에서 목회비전은 어떻게 바꿔야할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그렇습니다. 한국도 이제는 세계화라는 구호에 걸맞게 글로벌 국가로 나섰습니다. 이 단어는 민족적 단일성을 넘어 다민족 다문화라는 복합성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제 이런 상황은 매우 낯설지만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이가 든 기성세대에게는 어색한 현실이지요. 이런 현실은, 반대로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국가로 발돋움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 미주 이민사회는 유학생들과 더불어 이민자들까지 감소하는, 다소 당혹스런 분위기입니다. 이민교회 내 차세대 젊은층이 미국문화권에 속속 편입되면서 한인커뮤니티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고, 교회 역시 수년 사이 급감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한인신학교에서 공부하는 분들은 대부분 장년층들입니다.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지요.

이런 상황은 본국인 한국교회도 이미 당면한 현실로 듣습니다. 이런 때 목회는 탄력성있게 방향전환을 시도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즉 타문화권을 흡수하는 목회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미 시도해서 큰 결실을 보는 교회들이 속속 늘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을 주축으로 하는 복합문화권을 품는 예배와 양육체계를 안정화시킨 목회전략이 관심을 받는 것이지요.
이민 한인교회도 속히 한인 중심의 전통목회와 별도로 다문화권을 품는 양육체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인 이민교회가 변화하는 시대의 핵심코드를 간과하거나 소홀히 다룬다면 어쩌면 수년 안에 도태되는 끔찍한 일들을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중요한 시기라는 얘기이지요. 
 
뉴욕샌트럴교회는 지역사회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목회로 대전환을 위해 체육관과 테니스코트, 운동시설을 갖춘 부지 2만6천여평 규모의 새교회당을 건축하고 이전했다. 
 
새로 건축해 이전한 뉴욕센트럴교회 본당에서 예배하는 장면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으로 이민자와 유학생 급감
이민교회는 위축 현실 가운데 대책 마련에 분주
“다인종 다문화권 품는 새로운 목회체계 도입해야” 


- 총회장님께서는 최근 교회를 새로 건축하여 이전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교회 이전과 건축이 지금 말씀하신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교회 이전은 2017년 10월 말경 했습니다. 물론 새로 건축을 했습니다. 규모는 2만6천여 평으로, 21에이커입니다. 건물은 6만 스퀘어피트 정도 되고, 본당 예배실에는 800여 성도가 일시에 예배할 수 있는 넓이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교육기관을 위한 별도의 시설도 있는데, 주일학교 중고등부 청년부 영어사역반 등 총 40개의 예배실과 소그룹실이 있습니다. 체육관도 만들었는데요, 5백명 수용이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건물 밖 야외에 농구장 축구장 테니스코트 놀이터 등 시설이 있고요. 350여 차량을 위한 주차창도 준비돼 있습니다. 교회소유의 부지 둘레를 산책코스로 만들어 간단한 운동도 가능하게 했는데, 둘레만 1.4km입니다. 몇 바퀴 돌면 건강에 크게 도움을 줍니다.

제가 이렇게 교회시설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이 자랑처럼 들릴 수 있겠으나 앞에서 드린 말씀을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옮긴 교회에서 이 지역에 있는 거주민들, 즉 뉴욕 롱아일랜드에 사는 다문화 사람들까지 포용하는 목회로 전환하려는 것입니다. 예전에도 했었지만,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다문화권 목회를 전개하고자 합니다. 크리스찬 스쿨, 시니어 데이케어 센터, 예체능교실 운영 등 지역민들을 생활 속에서 흡수하는 목회적 대안을 이제부터 적극적으로 적용할 생각입니다. 

교회부지를 매입하고 건축하고 이전하는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교인 중에서 반대하는 분들과 갈등도 컸고요, 관계 당국의 비협조 속에서 교회건축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는 상황까지 몰렸거든요. 재정적인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많이 어려웠던 과정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적극적인 개입과 은혜가 아니고서는 이루어질 수 없던 기적이지요. 하나님의 각별한 섭리 속에서 새로 건축하고 이전한 교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만한 복음전도운동을 계속해서 전개한다는 각오입니다. 목회자의 본분은, 목양입니다. 교회를 부흥시켜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양식을 적절히 먹이고 영적으로 성숙하도록 늘 돕는 일을 쉬지 말아야 합니다. 이민교회가 위축된다는 걱정은 현실에 갇힌 생각입니다. 바뀐 현실에 맞게 목회체계를 바꾸고 지금의 현실을 소망의 미래로 끌고 가야 하는 책무를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 목회자에게는 하나님께서 능력을 부어 주신다는 것이 저의 확고한 믿음입니다. 

- 감사합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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