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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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별 연속 인터뷰 <1>] 대뉴욕지구 한인교회협의회(45회기) 대표회장 정순원 목사

입력 2019-01-06 00:25:15


대뉴욕지구 한인교회협의회(45회기) 대표회장 정순원 목사(빛과 소금교회 담임)

“복음전도 확산 · 신앙부흥 위한 교량역할 감당할 터”


2019년 새해를 맞는 뉴욕 한인교회들은 모든 교회가 그렇듯이 밖으로는 복음전도 확산과 안으로는 신앙부흥이라는 두 과제를 풀어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뉴욕일원 이민 한인교회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 두 내용을 포함한 목회계획을 수립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본지는 이와관련, 대뉴욕지구 한인교회협의회(45회기) 대표회장 정순원목사(빛과 소금교회 담임)가 말하는 이민교회의 상황을 들어보고 교회협의회가 추진하는 올해 중점사업 방향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 한 해가 시작됐습니다. 먼저 뉴욕교회협의회 회원교회들에게 신년인사 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올해 뉴욕을 포함한 미주 동부지역 한인교회들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단한 이민생활과 함께 이민자 성도들을 위해 불철주야 뛰시는 모든 목회현장의 사역자분들에게 그리스도의 평강과 믿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한인교회 목사님들은 자신들도 이민의 어려운 삶을 살면서 동시에 그 어려운 이민의 생활을 사는 성도들을 돕고 위로하며 격려하여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것들을 사모하는 삶을 살게하는 책무를 갖고 계십니다. 경제적인 빈곤상태 속에서도 성도들의 상황을 일일이 점검해야 하는, 그야말로 거친사역 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분들이지요. 뉴욕교협은 이민교회 목회자들이 효과적으로 사역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교제하고, 방안을 강구하게 하는 다리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이민교회에 대한 특성을 다시 한번 짚었으면 합니다. 이민교회를 맡은 목회자들이 성도를 돌볼 때 흔히 ‘토탈케어’(Total Care)라는 말을 씁니다. 글자대로 해석하면 ‘온전하게 전체를 돌본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목회자들이 성도를 돌볼 때 가져야 하는 기본 태도이지요. 하지만 저는 이민목회를 ‘올인’(All-in)으로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봅니다. 목회자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목회라는 뜻이죠. 우리 선배목사님들은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죠. 이민 오는 분들을 공항까지 나가서 차로 데려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방을 구하는 일과 직장을 알아봐 주는 일, 자녀들 학교에 보내는 일, 의료 관련 업무, 자동차면허문제와 자동차 구입, 신분문제 해결을 위한 상담 등등 미국에서 정착하며 살기에 필요한 모든 것을 날마다 쫓아다니는데 분주합니다. 이것은 단지 믿음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살아가는 현실의 문제입니다. 직장에서 일하는 부모 대신 자녀들 학교에 가서 상담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본국의 목회와는 차원이 다른 사역을 하는 셈이지요.

문제는 오늘날도 어느 정도 존재합니다. 이런 일들로 인해 이민교회 목회자들의 탈진주기가 매우 빨라진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 말은, 다르게 표현하면 사역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는 말씀입니다. 정말 큰 일이고, 위기입니다. 올해는 이민교회 목회자들 그리고 교회지도자들 속에 누적된 사역의 피로감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중요한 논의의 주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세대 목회자들, 미국 이민자 성도들 정착위해 불철주야 노력
이민교회 사역은 성도들에 대한 ‘토탈케어’ 넘어 ‘올인’사역
한인목회자들의 누적된 육체적 피로감이 영적 침체 유발


- 최근 수년 사이에 이민자들이 급감했다는 지적이 있고요, 이로 인해 한인교회에도 위기의식이 생긴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한인교회 지도자들의 탈진과 누적된 피로감의 중요한 원인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과거와 많이 달라진 위기의 환경입니다. 요즘 이민교회 목회자들에게 가중되는 문제는 갈수록 이민오는 한국인들이 줄고있다는 것이죠. 이것은 다방면에서 한국과 교류가 감소한다는 얘기이며, 이민사회 속에서 한인사회의 규모가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기독교 상황으로 보면, 한인교회의 존재를 위협하는 요인일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까지 가능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사역하는 이민교회 목회자들이 받는 압박감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목사님들의 복음에 대한 마음은 여전히 진지하다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세상의 환경은 늘 복음에 대해서 우호적인 때는 별로 없었고, 그런 악조건 속에서 사역자들은 늘 찬란한 복음의 꽃을 피웠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 모두는 성령님의 은혜로 믿고 있습니다.

지금 이민교회가 꼭 붙잡아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복음을 향한 성령님의 역사입니다. 현재 이민환경이 어렵다고 해서 부정적인 전망과 해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분명한 믿음이 뉴욕 이민 한인교회 안에 넘쳐야 할 것입니다.
 
뉴욕한인교회협의회는 매년 할렐루야대성회를 열고, 개교회 교회부흥과 신앙회복을 지원해왔다. 지난해 이영훈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가 주강사로 초청된 뉴욕 할렐루야대성회 전경

이민자 수 격감 상황 속 한인공동체 규모 갈수록 축소 경향
한인교회 규모도 점점 작아져 교회존립마저 먹구름
“세상은 교회성장에 늘 비우호적…성령의 역사로 부흥 가능”


- 올 회기 뉴욕교회협의회 표어가 ‘성결한 삶’입니다. 한 회기 동안 추진하실 전체 사업방향이 반영된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올 회기 표어는 ‘성결한 삶’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성결한 생활에 힘써야 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성결한 삶’에 힘써야 할 대상은 바로 교회지도자들이라고 봅니다. 과거 한국에서 1,200만 성도라는 말이 지금에 와서는 600만 성도라고 합니다.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종교인 과세문제가 한동안 한국 교계에서 화두가 됐습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소리가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것 같습니다. 세상의 소리에 모두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교회 자체적으로 고칠 것은 고치고 바꿀 것은 바꾸는 노력은 중요한 것이지요.

교회부흥의 침체를 우려하는 소리가 많은데, 저는 교회지도자들 책임으로 봅니다. 이민교회 역시 그렇습니다. 앞서 드린 말씀에 보면, 이민자 수 감소와 목회자 탈진이 부흥을 침체하는 이유로 나타나는데요, 사실 핵심은 교회지도자들의 실제적인 삶과 영적인 삶의 불일치에 오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따라서 올 회기에 ‘성결한 삶’을 표어로 정한 것은 교회협의회를 통해서 세상 속에서 거룩하고 깨끗한 영적 삶을 살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는 이유입니다.

이민목회의 기본은 ‘종 목회’입니다. 섬기는 목회입니다. 희생의 사역이지요. 예수님께서 이미 모범을 보이시지 않았습니까. 올 회기 교회협 표어는 먼저 목회자들이 영적으로 실제 생활에서 변화돼야 할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민목회는 종 목회로 섬김이 바탕돼야 결실 가능
교회지도자로서 성결한 삶 사는 영적 태도 갖출 때
복음전도 확산과 신앙부흥의 비전 뚜렷이 나타나


올 한해 교회협의 사업을 보면, 봄에 부활절연합예배를 각 지역별로 나눠서 진행하고 그 직후에 성령화대성회를 엽니다. 그리고 7월에 뉴욕 할렐루야대성회를 진행하고, 9월경 차세대연합대성회를 연이어 치를 예정입니다. 모두 예배이며 기도회가 동반되는 순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결한 삶은 기도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이기에 이번 회기에는 틈나는 대로 우리 목회자들이 스스로를 점검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계속 마련하고자 합니다. 성령의 기도 불로 영적침체의 늪으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이민교회를 위축시키는 외적인 요인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가운데서도 영적 신앙부흥은 위축되지 않고 뜨겁게 타오르도록 지원하고 후원하는 역할을 감당하고자 합니다.

- 감사합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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