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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현장을 듣는다 <1>] "환경의 어려움은 있지만, 교회 만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입력 2019-01-01 02:35:13
국민일보USA NEWYORK <연속기획> 목회현장을 듣는다 <1>

"환경의 어려움은 있지만, 교회 만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양승호목사 (뉴욕순복음연합교회 담임)


‘대뉴욕지구 한인교회협의회 대표회장’, ‘순복음세계선교회 북미총회장 3선 연임’. 2019년으로 뉴욕에서만 이민목회 20년을 맞는 양승호목사(뉴욕순복음연합교회 담임)가 맡아온 굵직한 이력이다. 이외에도 양승호목사는 크고 작은 기관과 단체를 이끌며 복음전도하기 어려운 이민사회의 배타적 환경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본보가 연재하는 기획시리즈 ‘목회현장을 듣는다’ 첫 회에서는 이민목회 20년을 맞은 양승호목사의 선이 굵은 이민목회의 진솔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 본다. <편집자 주>

- 이제 곧 목회 20년을 맞습니다. 이민목회 20년을 되돌아보시면서 이민목회에 대한 목사님의 생각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뉴욕에 와서 목회사역을 한 지 벌써 20년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믿습니다. 사람의 계획이나 생각으로는 이 기간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겁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님께서 보내셔서 지난 2000년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한국 여의도순복음교회 직할성전을 맡아서 사역했을 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됐죠.
 
순복음연합교회 예배 전경


꼭두새벽에 일터로 나가 12시간을 넘기며 힘든 노동을 하고 난 뒤 집에 가서 쉬어도 부족할 상황인데도 성도들은 집으로 가는 대신 교회당에 와서 하나님을 부르짖으며 하루하루 살고 있었습니다. 이민의 고단한 삶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당시 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이 제게 들어온 것 같습니다. 지나온 목회의 시간들을 훑어보면 하나님의 이민교회를 향한 긍휼한 마음이 저의 이민사역을 이 자리까지 끌고 온 것은 아닌가 하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제가 경험한 20년은 성도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을 확인한 시간이었고 그 풍성하신 은혜를 성도들에게 나누어 주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면이 없지 않으나 이 사역을 감당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매일 12시간 넘는 강도 높은 노동에도
교회 와서 부르짖는 성도들의 애절한 기도 이어져
쏟아지는 하나님의 긍휼한 마음으로 성도들과 소통한 지 20년 “가장 큰 행복”


- 뉴욕순복음연합교회에 대해서 교계는  ‘뜨거운 교회’라고 입을 모읍니다. 목회를 하시면서 특별히 강조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한국에서 목회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항상 뜨겁고 열정적인 목회를 강조합니다. 찬양을 해도 열정적으로 하고, 말씀을 들어도 ‘아멘 아멘’으로 화답하고, 또 기도를 해도 간절히 부르짖는 열정적인 기도를 하도록 가르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성도들보다 먼저 목회자 자신이 뜨거워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성도와 함께 열정적인 신앙을 공유하고 가르치고 인도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순복음교회가 갈수록 그 뜨거움을 잊어간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슬픈 이야기입니다. 흔한 말로 순복음교회가 장로교가 되고, 장로교가 순복음교회로 변한다는 말도 듣습니다. 장로교회들이 뜨거워진다는 말을 들으니 순복음교회들이 얼마나 열심히 사역했는지 알게 되는 부분이지요. <웃음>
 
신년리더들을 임명한 양승호 목사


우리교회는 뜨거운 신앙이 자랑입니다. 매일 새벽기도회부터 뜨겁습니다. 척박한 이민생활을 이기는 영적인 힘이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몇몇 성도들이 이런 과정을 거치며 교회의 일꾼이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큰 보람을 갖습니다. 이민목회를 하는 자리에 있는 사역자들이라면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지요.

이같은 영적인 회복이 우리 교회에서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언제나 감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담임목회자가 가르치는대로 따라오는 성도들의 순수한 마음을 보면 정말로 사역자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갖습니다.

신앙부흥의 핵심은 ‘뜨거움과 열정’ … 이것 놓치면 이민목회 감당하기 어려워
열정적인 새벽기도회가 성도들의 하루일과 출발점
가르치는 대로 순종하는 성도가 교회일꾼될 때 “큰 보람”


- 목사님께서는 뉴욕 한인교회를 위해 수차례 교계에서 공직을 맡은 것으로 압니다. 대뉴욕지구 한인교회협의회 대표회장, 뉴욕한인목사회 대표회장, 순복음세계선교회 북미총회장 등 크고 작은 곳에서 역할을 감당하신 것으로 압니다. 뉴욕 한인교회들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목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먼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서, 지면을 통해 그같은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모든 뉴욕 일원 목사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려운 고비 때마다 협력해 주신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이렇듯 예상못한 교계의 연합과 협력으로 인해 순간순간을 넘고 또 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뉴욕이민교회가 희망이다”를 마음속에 늘 간직하는 중입니다.

이민교회는 연합과 협력, 공감과 소통을 더 견고하게 다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은 목회하는데도 그대로 적용되는 부분이지요. 하나님과 연합하고 협력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공감하고 그 분과 소통하는 목회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강단에서 설교하는 양승호 목사


이민교회가 이런 영적흐름을 탈 때 상호간 하나되는 열매를 얻을 수 있다라고 예견해 봅니다. 뉴욕 일원 이민교회들 속에서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보는 분들이라면, 그 하나님의 개입하심을 품는 이민교회야말로 한인 이민사회의 ‘희망이다’라고 확신합니다.  

요즘 한인사회 전망을 불투명하다고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환경적으로 위축될만한 변화들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하죠. 갈수록 이민감소 추세가 높아지면서 한인 이민사회도 활력이 저하된다는 평입니다. 1.5세와 2세 등 다음세대들은 영어권으로 급속하게 편입되고 이민 1세대가 고령화되면서 한인커뮤니티 규모가 축소된다는 것이지요. 한인 소유의 기업들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지 이미 오래됐고, 따라서 교회성장도 오랜 기간 정체돼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반론의 여지가 없는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숫자로 충분히 설명되는 사실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혹시나 우리들의 신앙까지 위축될까 심히 우려됩니다. 교회성장 정체현상은 사실일지라도 우리들의 신앙까지 정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이민교회가 희망이라는 것은, 교회 안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이기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희망을 보며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더 기도하고 더 믿음으로 살아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최근 이민자수 격감이 신앙위축으로 이어져선 않돼
위기상황 극복할 ‘견고한 영성’ · ‘긍정적 가치관’ 중요


- 목회 20년 이후에 대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준비하고 계시는 부분이나 추진 중인 사업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 말씀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하나는 순복음 교단차원의 사업입니다. 몇 년전부터 추진 중인 사업을 말씀드리면, 신학교육 부분입니다. 순복음신학교를 건립하는 일에 몇 년 전부터 논의가 계속되는 중인데,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목사님과 꾸준히 대화하는 중이기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좋은 여건이 되면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뉴욕순복음연합교회는 최근 이영훈목사를 초청하여 부흥집회를 여는 등 한국의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활발한 신앙교류를 하고 있다.  


목회지도자 양성과 훈련만큼 시급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또 평신도 교육을 위한 여건마련도 중요한 부분이지요. 특히 순복음신학이 이민교회 안에서 확대재생산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일은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이 분명합니다.

목회자 및 평신도 교육위한 신학교육기관 설립
영적 정신적 육체적 쉼 위한 ‘기도원 건립’
작은교회 지원하는 ‘자비량 부흥회’ 준비도


또 하나는 교회차원에서 진행하려는 계획입니다. 기도원 건립 계획이 그것인데요, 뉴욕시를 벗어나 뉴욕주에 기도원을 세워 정기적인 집회를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오산리기도원이 중추역할을 감당하고 있지 않습니까?

오산리기도원은 많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신앙부흥을 경험한 기도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죠. 저희 뉴욕순복음연합교회도 이같은 역할을 감당할 만한 기도원을 건립하는데 여건을 조성하는 중입니다. 그 기도원은 기도의 장소 뿐 아니라 쉴 곳이 턱없이 부족한 한인들의 정신적 쉼의 필요를 충족하도록 각종 나무와 작물을 심어 휴양시설로도 활용한다는 생각입니다. 인력과 재원이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계획 하나가 있습니다. 작은교회 자비량 부흥회 사역입니다. 저는 목회자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이 제 임무요 사명입니다. 작은교회들에게 제 작은 힘이라도 보태서 복음이 왕성하게 뻗어 나가도록 지원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 기도하고 있습니다.

- 감사합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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